'고공행진' 원·달러 환율, 소폭 반락···1193.8원 마감
'고공행진' 원·달러 환율, 소폭 반락···1193.8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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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고 물량 출현과 국내 증시 반등한 영향
"시장 안정 도모" 외환 당국의 경계감도↑
글로벌 인플레 우려 속 美CPI 발표 '주목'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연일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반락했다. 강(强)달러 흐름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소폭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밤중으로 발표될 CPI 발표에 따라 향후 환율 추이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0원(0.42%) 내려간 1193.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0.2원 갭업한 1199.0원으로 개장했지만 곧바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 1194원대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감 직전 오름폭을 재차 반납하며 1193원 후반대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시는 큰 틀에서 리스크오프 심리가 일부 완화돼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대폭 출현했다는 점과 함께 국내 증권시장의 반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전 1200원 밑으로 출현했던 네고 물량이 결제(달러 매수) 수요를 웃돌았고, 오후까지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먼저 업체들이 1200원 하단으로 네고 물량을 내놓은 것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가 내려간 영향이 컸다. CPI 발표를 앞두고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94.5선에서 오후 94.3 중반대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그간 약세를 면치 못했던 엔화가 미일 금리차 확대 예상에 상대적 강세 흐름을 보였고,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도 주춤하며 유로화 역시 소폭 반등했다. 미국 연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면하게 됐다는 소식도 리스크오프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 당국의 경계감이 커졌다는 점도 네고 물량 출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점과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시장에선 당국의 개입 경계 심리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급락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살아난 것도 환율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8.03p(0.96%) 오른 2944.41로 사흘 만에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은 2732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사자' 전환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7718억원치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여전히 강(强)달러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1.58% 수준으로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내달부터 개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과 미국의 경기 펀더멘털 중 어느 쪽이 더욱 우위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미국이 더욱 앞서간다는 관측은 향후에도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환시는 금일 밤중으로 발표를 앞둔 미국 CPI 발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수 발표가 예상 수준을 하회했음에도 시장 내 큰 반전이 없었던 것은 현재 시장의 관심사는 모두 물가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곧 발표를 앞둔 미국 CPI는 초미의 관심사이며, 스테그플레이션이 진짜 도래할 것인지 CPI 결과에 따라 점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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