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故이건희 회장 1주기···이재용 부회장, 경영보폭 확대할까
25일 故이건희 회장 1주기···이재용 부회장, 경영보폭 확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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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위주 조촐하게 치룰듯···경영 메시지 주목
제2파운드리 공장 결정 위한 美출장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을 마친후 병동을 나오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작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을 마친후 병동을 나오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 오는 25일로 1년이 된다. 삼성가(家)의 1주기 추모 행사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삼성의 미래를 짊어지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메세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을 위한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은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전망이다. 코로나19 유행과 삼성그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상 추도식은 사적모임으로 분류되는 만큼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들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1주기를 앞두고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 행사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대외 행사 대신 삼성그룹 내부 시스템에온라인 추모관 등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건희 회장 1주기를 차분한 가운데 추모한다고 하더라도, 이 부회장이 별도의 메세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언급했다. 이는 사회와 함께한다는 '동행' 철학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 11일 만에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확대되는 한편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밀월관계가 심화되는 등 대내외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만큼, 이건희 회장의 1주기를 기점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이 부회장이 그간 미뤄왔던 미국 출장길에 올라 미국 현지 이슈들을 챙겨야 할 필요성도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 TSMC에 더 밀리는 양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매출 점유율은 직전 분기 54%에서 55%로 상승한 반면, 삼성은 1%p 낮아진 17%가 됐다.

TSMC는 한발 더 나아가 일본에 22∼28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 아울러 일본 정부로부터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는 약속까지도 받아냈다. 더 이상 이 부회장이 국내에만 머물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수준의 경영활동에 제한되서는 안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기존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등 5개 지역을 부지로 검토해왔다. 최근에는 테일러시 의회가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해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다. 결의안에는 삼성전자가 사용할 토지에 처음 10년간 재산세의 92.5%, 이후 10년간 90%, 그후 10년간은 8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반도체 공장 용수와 전기 지원에 대한 방안도 포함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투자 결정을 앞두고 조만간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설이나 추석 연휴를 활용해 방문하기 어려웠던 해외 사업장을 주로 챙겼다. 2019년 추석 연휴엔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지난해 설 연휴에는 브라질 캄파나스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일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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