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中 경기둔화 우려에 강달러 지속···1200원 밑 등락
[주간환율전망] 中 경기둔화 우려에 강달러 지속···1200원 밑 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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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원·달러 환율 급등락세 이후 완화된 변동세 전망
"中 정부의 '헝다 사태' 대응·'오버슈팅' 감지 분위기 확산"
중국 경제성장률, 예상 밑돌아···경기 둔화 우려 지속될 듯
헝다가 개발한 광저우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헝다가 개발한 광저우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8~22일) 원·달러 환율은 완화된 등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주 대외적 리스크가 혼재되면서 1200원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소폭 완화되고,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커지면서 곧바로 1180원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중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 등 강(强)달러 재료도 여전해 불안정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2원(0.44%) 오른 1187.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주말중 높아진 역외 환율 수준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0.6원 갭업한 1183.0원으로 개장했다. 개장 직후 1185원 중반대까지 올라선 뒤 오전 중으로 오름폭을 상당히 되돌렸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워가며 4거래일 만에 상승 흐름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외환시장은 극심한 변동세를 겪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커지고, 안전한 자산인 달러로 돈이 집중됐다. 이에 환율은 지난 12일 1200원선까지 올라갔지만, 달러 강세 흐름이 소폭 완화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확대돼 1180원선까지 레벨을 빠르게 낮췄다.

이번 주 환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완화되겠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글로벌 달러 강세의 재료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개입은 중국발(發) 유동성 우려를 진정시킬지 모르나, 경제 둔화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재료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이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5.0~5.2% 수준을 하회한 수치다. 앞서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18.3%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분기 GDP 성장률도 7.9%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3분기 4.9%까지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회해 경제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부동산 시장 규제, 에너지 부족, 산발적 코로나19 확산, 치솟은 원자재 가격 등에 따른 경제적 타격의 비용을 계산해야 할 때가 왔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49.6)도 기준치(50)를 하회한 가운데 이날 경제성장률까지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번 주 발표를 앞둔 9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지표 등도 경제 둔화 우려 속에 기대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주말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지난주 93선 후반까지 레벨을 낮췄으나, 현재 94.1까지 올라섰다"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전반적으로 확산되자 역외 아시아 통화도 모두 약세를 보이는 등 원·달러 환율도 상단을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 정부의 헝다그룹 사태 해결 의지는 위험회피 심리를 완화시킬 수도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헝다 문제가 금융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헝다그룹의 총부채 중 금융부채는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채권자도 비교적 분산돼 있어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은 않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인민은행이 금융 위험을 막는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19곳을 선정해 발표하는 등 유동성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아울러 4분기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소비회복,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회복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유럽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달러화의 추가 강세 흐름도 옅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원·달러 환율도 대내적인 펀터멘털은 견조하나, 대외적 악재에 따른 '오버슈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도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를 뚫고 10월 수출(1~10일)도 일평균 34% 증가해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내 비트코인 성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리스크오프 심리를 더욱 완화시켜줄 것이란 기대가 섞여 있다.

이 외에도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19일 연설을 가지며,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의 대출금리(LPR)가 20일 결정된다. 같은 날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고 미국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준 의장 등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21일에는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활동지수, 22일에는 유럽 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발표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가 6주 만에 전주 대비 0.14% 하락했다. 예상치를 상회한 9월 소비자물가, 유가 상승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안정화되고 주가가 반등한 데 힘입어 달러화 강세 심리가 주춤해졌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약세, 중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하락과 국내 주가 반등이 원화 약세 심리를 진정시키면서 환율도 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번 주는 인민은행의 헝다 사태 첫 대응과 비트코인 랠리가 위험자산 선호 부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헝다 문제에 대한 중국 당국의 사실상 첫 반응이 중국발 유동성 우려를 다소 진정시킬 전망이다. 인민은행 당국자의 발언은 헝다 사태발 유동성 리스크 확산 우려를 진정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인민은행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금융 위험을 막는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19곳을 선정해 발표한 것은 헝다발 유동성 위기 확산에 인민은행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사상 최고치 가격에 근접하는 강한 랠리를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 리스크 확산 진정과 비트코인 랠리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84~1196원

상품가격 상승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고, 9월 FOMC 의사록에서도 미국 연내 테이퍼링은 유력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4분기 유럽의 경기와 금리 반등 가능성이 유효한 만큼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으로 보면 현재 달러화의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 규모는 과거 3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고, Z-스코어 기준으로도 최근 1년과 3년 모두 달러 지수는 과매수 국면에 위치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코스피와 달러 지수와의 상관계수도 가장 높기 때문에 최근 환율 흐름은 대내 펀더멘털 부진보다는 대외발 악재에 따른 오버슈팅으로 판단된다. 중국도 내수 소비 주도의 경제구조 발전을 꾀하고 있어 위안화의 가파른 변동성 확대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아시아 신흥국 중 원화의 프록시 성향을 더욱 강화해 원화의 변동성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속 중장기 달러화 강세 가능성은 높으나, 단기적으로 1200원을 넘어서는 원·달러 환율의 레벨은 대외발 악재를 급격하게 반영한 오버슈팅 구간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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