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미터 DNA에서 광활한 우주까지···한화 '한국의 테슬라'
나노미터 DNA에서 광활한 우주까지···한화 '한국의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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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엔진·인공위성 개발해 우주로
유전자가위·DNA기반 저장기술에도 투자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엔진이 누리호를 고도 700㎞까지 밀어올렸다. 1단 로켓에 장착된 75톤(t) 액체엔진은 세계 7번째 성공이다.

누리호를 계기로 우주에서부터 DNA까지 이어지는 한화그룹의 미래기술 투자에 이목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에어로스페이스로 2012년 액체로켓 엔진 개발에 착수, 이번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국산화했다. 액체로켓 엔진은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 고압, 극저온 등 극한 조건을 견뎌내야 한다. 

특히 1단 로켓의 경우 75t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됐는데, 1개의 엔진처럼 정확하게 작동해 300t급 추력을 내야 한다. 항공우주연구원도 엔진 클러스터링 작동 여부를 가장 우려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완벽하게 성공해냈다.

한화그룹은 위성에도 투자하며 우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초 국내 대표 위성개발업체 쎄트렉아이에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 관측 위성인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를 개발중이다.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쎄트렉아이와 본체·탑재체를 더해 100㎏도 안되는 초소형 위성도 개발중이다. 위성이 작고 무게가 가벼울수록 로켓을 한 번 발사할 때 많이 실을 수 있어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OneWeb)은 저고도에 각각 1740개, 358개의 소형위성을 쏘아올렸으며, 앞으로도 계속 쏘아올릴 예정이다.

이에 한화시스템은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벤처기업인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하고, 미국 위성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도 330억원을 투자해 저궤도 위성 안테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한화는 광활환 우주와 정반대로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 크기인 DNA를 활용하는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어그테크(AgTech, Agriculture Technology) 기업인 이나리 어그리컬쳐(Inari Agriculture)에 투자했다. 이나리 어그리컬쳐는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유전자가위)을 활용해 기존 농작물 대비 물과 비료의 사용을 약 40% 줄이면서도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종자를 만든다. 

특정 염기서열을 인지해 DNA를 절단, 유전체 교정을 하기 때문에 외래 유전자 삽입에 따른 식품 안정성·생태계 질서 교란 등 위험이 없다. 인구 증가와 지구온난화로 발생할 수 있는 식량 위기를 해결할 혁신기술로 평가받는다.

한화임팩트는 또 DNA 기반 차세대 데이터 저장기술 회사인 카테고리 테크놀로지(Catalog Technologies)에도 투자했다.

차세대 데이터 저장기술 회사인 카탈로그 테크놀로지(Catalog Technologies) 연구원의 연구 모습 (사진=한화임팩트)
차세대 데이터 저장기술 회사인 카탈로그 테크놀로지(Catalog Technologies) 연구원의 연구 모습 (사진=한화임팩트)

DNA 기반 데이터 저장기술은 DNA의 4가지 핵염기(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를 이용해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한 DNA 염기서열을 읽고 데이터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1㎟당 약 1000페타바이트(10억기가바이트)를 저장할 수 있다.

접속빈도가 낮은 콜드 데이터(Cold Data)를 주로 보관하는 테이프(Tape) 방식보다 저장밀도가 10억배 높고, 전력소모는 1억배 낮다. 그러면서도 안정성은 3배 이상 우수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자원인 데이터의 경제성을 혁신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인 혁신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선행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친환경에너지, 탄소 중립사회로 전환을 선도하고, 기존 전통산업의 틀을 깨는 혁신활동과 새로운 기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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