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부는 '여풍'···女임원 17년 만에 300명 돌파
기업에 부는 '여풍'···女임원 17년 만에 300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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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대 기업 임원 전년比 207명 감소···女임원은 36명↑
삼성전자 女임원 55명 '최다'···아모레퍼시픽 비율 20% 상회
사진=유니코써치
사진=유니코써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수가 전년보다 200명 이상 감소했지만, 여성 임원은 36명 증가하면서 17년 만에 300명을 넘어섰다. 다만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5% 수준에 그쳐, 여전히 기업 내 '유리천장'이 견고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1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매출액 기준이고,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한 기준이고, 오너가도 조사에 포함됐다. 

결과에 따르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3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86명)와 비교해 12.6%(36명) 증가했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가 지난해 6871명에서 올해 6664명으로 207명 줄어든 중에도 여성 임원은 되레 늘었다. 대기업이 전체적으로 임원 자리를 감축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인재는 적극 중용하고 있는 흐름만큼은 뚜렷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 22명으로 늘었고, 2010년 51명, 2011년 76명으로 급증하더니 2013년(114명)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2018년(216명) 200명을 넘긴 후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300명대를 넘어섰다.

전체 기업 중 여성 임원을 기용중인 기업 수는 올해 6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5곳 증가했으며, 사상 최대치다. 내년 임원 인사에도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더라도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유니코써치는 예상했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이에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2019년 3.5%에서 이듬해 4.1%에 이어, 올해는 4.8%로 다시 0.7%p 높아졌다. 유니코써치는 "여성 임원 비중이 점차 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내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여성 임원 비율이 10%를 넘어서려면 700명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55명이었다. CJ제일제당은 22명으로 뒤를 이었고, △네이버(17명)  △아모레퍼시픽(16명) △현대차(15명) △삼성SDS(13명) △KT(10명) 순이었다. 아모페시픽의 경우 전체 임원(69명) 중 여성 비율이 23.2%로 가장 높았다. CJ제일제당(22.4%)도 20% 비중을 넘겼다.  

현대차는 2019년 4명에서 이듬해 13명, 올해 15명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미래차 개발과 관련해 젊고 유능한 여성들을 적극 발탁해 현대차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너가(家)를 제외하고 100대 기업 중 사장급 이상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하다. 미등기임원 중 차기 사장급 1순위 후보군에는 민희경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07년, 민 부사장은 지난 2011년부터 그룹 내 임원으로 발탁돼 현재까지 활약 중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국내 기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불면서 지역·성별·출신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 다양성 항목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에 과거와 달리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은 물론 일반 임원과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인재 선호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다만 "선진국에서는 상당수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물론 여성 임원 비율도 높은 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여성 인재 활용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이 다소 인색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실력을 갖춘 인재라면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등용시키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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