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영끌·빚투족, 환승 대출 준비할 때
[전문가 기고] 영끌·빚투족, 환승 대출 준비할 때
  •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
  • hyoseon@nognhyup.com
  • 승인 2021.10.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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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를 보면 작년 연말 기준 가계의 총자산은 1경2500조원이고 총부채는 2050조원이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감한 순자산은 1경450조원으로 가구당 순자산은 5억원을 넘어섰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또한 올해 상반기 3570조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9%  상승했다.

특히 2030세대의 가계부채는 459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1%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부채 목표 증가율인 6%를 크게 웃돌았고 전세대출은 5년만에 60조원이 증가하는 등 더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 가계가 급격한 부채 디레버리징으로 전환하면서 거시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 지속됐던 저금리와 시중 풍부한 유동성으로  급등한  자산가치  속도와  과도한 가계부채 규모의 양을 조절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고 3분기 이후 대출의 양적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본격화 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필연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2030세대는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의 41.8%를 차지하는 등 최근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는데 기성세대와의 자산격차를 메우기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빚 내서 투자) 등으로 투자 실탄을 조달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산도 늘었지만 부채 증가 속도도 빠른 모습인데 앞으로는 상환 능력 범위를 벗어난 부동산 매입이 어려워 보이는 만큼 관리하는 방향으로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지금의 대출규제를 한시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견고하게 성장하려면 경제 발전, 소득 수준 등이 함께 상승해야  하는데 지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막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을 상승시킨 양상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상반기 과도한 대출 증가로 인한 한시적인 규제라고 보기보다는 지난 4월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로드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의 핵심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앞으로는 지금처럼  대출총량이나 금융기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 차주인 개인에게 집중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DSR은 개인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자동차대출 등의 원리금 상환액을 모두 합해 연소득 대비 비중을 40%(은행권) 이하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개인의 소득이 동일한 상황에서는 대출한도가 증가할 수  없다. 향후 꼭 필요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소득과 부채를 반드시 살펴보고 장기적으로 준비하자.

개인의 대출 중 옥석을 가리는 점검 과정이 필요하다. 고객과 상담을 하면 빚이 없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빚 지고는 못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대한 대출을 많이 받아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빚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대출에 대한 견해는 주관적이지만, 보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대출의 기준이 있다면 '적정한 수준'의 '레버리지 효과'가 가능한 '저금리'대출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적정한 수준은 금융당국에서 정해 준 DSR 40%를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여기에 대출의 일부 상환 요구나 대출 갱신 거절 등의 돌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현금 여력이 있는지도 체크해 보면 좋다.

다음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은 안전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차익이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니 대부분 레버리지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반대로 대출이 자산증식보다 소비에 가깝다면 상환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마지막으로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부채는 보통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서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전세자금 대출은 저금리로 활용이 가능하고 전월세 보증금은 무이자 대출이나 다름없다. 또한 중도금 집단대출이나 잔금대출도 경우에 따라서 이에 해당된다.

지금까지는 영끌, 빚투 등의 신조어를 낳으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에 적극적인 주체로 참여했다면 이제는 빠른 환승대출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본인의 소득과 DSR 기준에 맞춰 적정한 수준의 레버리지 효과가 가능한 저금리 대출과 그렇지 않은 대출의 옥석을 가렸다면 이제 환승 대출로 전략을 세워보자.

또한 아직 젊고 괜찮은 미래가 있는 자신의 생애주기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인 자산과 대출 관리로 영끌로 증가한 자산을 현명하게 지키는 성투(성공적인 투자)의 과정을 완주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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