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요소수 품귀···산업·농업 확산 우려 '나비효과'
차량용 요소수 품귀···산업·농업 확산 우려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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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요소 비중 9.8% 불과해···산업용 34.7%, 농업용 55.5%, 중국산 다수
천연가스 급등에 요소 가격 2008년 이후 최고···수입선 다변화 쉽지않아
경기 시흥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시흥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중국발 차량용 요소수 품귀에서 시작된 요소 수급 문제가 산업·농업용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요소수 유통량의 50%를 차지하는 롯데정밀화학은 요소 재고가 이달 말까지 생산할 분량뿐이라 제품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소매용 생산라인 일부는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정부가 서둘러 외교 채널을 통해 요소수와 요소를 수입해오겠다지만 기껏해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수준이다. 베트남에서 수입하기로 한 요소 200t으로는 요소수를 하루치(약 600t)만 만들 수 있고, 호주에서 수입하는 2.7만ℓ는 약 20분의 1에 그친다.

차선책으로 산업용 요소를 차량에 쓰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지만, 업계에서는 한번도 만들어보지 않아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어찌어찌 차량용 요소수 품귀를 막아내더라도 이는 2020년 수입량 기준 비중이 겨우 9.8%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다음은 산업용(29만t, 34.7%)과 농업용(46만5000t, 55.5%)을 막아내야 한다. 산업용의 경우 25만t(86.2%), 농업용은 22만톤(47.3%)을 중국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특히 산업용 요소수는 철강과 화력발전, 시멘트 등 고온을 사용하는 업종에서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대량으로 쓰인다. 

포스코는 요소수 재고를 한 달 정도 분량만 남겨두고 있고, 시멘트 업계도 내년 1월이면 요소수가 동난다. 폐기물 소각업체들은 재고량이 넉넉하지 못해 이달 말이면 셧다운 될 걸로 보고 있다.

그나마 농업용은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당장은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비료용 요소 수급이 9월 이후 어려워진 만큼 내년 초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 말하는 수입선 다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가 요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에서 요소를 추출하는 유럽의 경우 가스 가격이 급등해 차량용 요소수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요소수 수출 중단 조치 등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요소 생산 원료인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지만 자국내에서 소비하는 정도에 그친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긴급 간담회에서 업계는 "중국의 조치 이후 중국에서 국내로 수입하는 것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며 "기타 국가에서의 수입도 물량 부족, 가격 상승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요소의 글로벌 가격은 지난 4월 t당 328.1달러였는데 7월 들어 400달러를 넘겨 441.5달러를 기록하더니 10월 들어서는 612.5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2008년 8월 785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품질 등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들여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가격마저 불안정한 상태다보니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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