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 3500조원 돌파···9월 통화량 17.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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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증가세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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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3500조원을 넘어섰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지만, 주택자금 수요, 기업 자금조달 확대 등으로 9월에도 시중통화량은 17조원이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1년 9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중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은 계정조정계열·평균잔액 기준 35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3494조8000억원과 비교해 17조4000억원(0.5%)이 늘었으며, 12조8000억원(0.4%)이 늘어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이상 M1)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유동성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시중에 돈이 얼만큼 풀려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보편적 지표로 활용된다.

직전월 50조원이 넘게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9월 증가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통화량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빚어진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통화량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역대 최저금리 시대가 펼쳐지면서 가계는 대출을 통해 주식·부동산 등 자산투자로, 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정책지원·금융지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원계열·평잔 기준)로는 12.8%를 기록해 지난 2008년 12월(13.1%)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5조9000억원, 기업에서 14조6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기타금융기관에서 10조1000억원이 줄었다. 한은은 가계가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등을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에선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정책지원,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예비자금 확보 노력(회사채 발행 확대 등)에서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우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올해 통화량 증가 요인은 가계 주택자금 수요와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모주 청약자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8월의 경우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났지만, 9월에는 이런 청약자금의 일부가 회수되면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익증권 8조4000억원 △요구불예금 7조8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6조5000억원 등은 늘었으며, △MMF(-19.5조원)는 줄었다.

한은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향후 통화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차장은 "10월부터 금융 규제가 본격 도입이 되고 있으며,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라면서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계속돼 기업 부문의 증가 요인이 꺾일 것 같지는 않고, 가계 측 증가 요인이 둔화될 수 있다. 오름세가 곧바로 둔화되진 않겠지만, 최근 수십조원을 넘나드는 급격한 오름세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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