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만에 인사제도 개편···이재용의 '뉴삼성' 속도낸다
삼성전자, 5년만에 인사제도 개편···이재용의 '뉴삼성'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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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승격제도 개편안 준비"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뉴삼성’을 외친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를 앞둔 가운데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지난 2016년 인사제도 개편 이후 5년만이다.

직급체계 단순화, 과감한 인재 발탁 등을 통한 ‘혁신’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기 임원 인사 시기가 다가오는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가석방된 뒤 내놓는 첫 인사 제도 개편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사내 온라인 사이트에서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사측은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 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외부 전문가 자문, 국내외 기업 벤치마킹 등 다각도로 의견 수렴을 거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부서장 등 임직원 의견을 들은 뒤 변경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부서별 설명회는 이달 말 열린다.

그간 삼성전자는 연공형 직급 폐지, 수평적 호칭 시행, 역량진단 시범 적용, 리더십 진단 도입 등 다양한 인사제도 개선을 진행해왔다.

2016년에는 인사제도 개편으로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현재 4단계인 직급을 더 단순화하거나 좀 더 수평적인 호칭을 정착화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재계는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 규모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수년래 삼성전자의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가전과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 향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 김현석 CE(가전)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의 거취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 사람 모두 2018년 3월 선임된 뒤 4년째 대표이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세 사람 모두 경영 성과가 탁월한 만큼 다른 후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재계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인사와 제도 개편을 통해 ‘뉴 삼성’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 전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이 부회장은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한바 있다.

삼성전자 임원 인사는 11월 말 혹은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엔 12월 7일 인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주요 관계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맡긴 외부용역 결과가 연내에 나올 예정이다. BCG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삼성은 내부 검토를 마치고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만큼 포스트 코로나에 맞게 단순화되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은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던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모범 삼아 조직 혁신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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