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은행들 예·적금금리 최대 0.4%p 올린다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들 예·적금금리 최대 0.4%p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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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銀, 26일부터 적용···은행권 전체로 확산할듯
예대금리 운영 셈법 '복잡'···대출금리 인상 폭 '골머리'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0.25%p)과 동시에 일부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최대 0.4%p 인상하고 나선 가운데,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 운영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도 인상분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에 반영하는데, 최근 대출금리 급등, 예대금리차 확대 등의 비판을 받고 있어 적정한 인상분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특히,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분(0.25%p) 이상을 수신금리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또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금리를 둘러싼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예·적금금리를 최대 0.40%p 인상한다. 이번 수신금리 인상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따른다.

하나은행은 26일부터 주거래하나월복리적금 등 적립식예금 5종의 금리를 0.25~0.40%p 인상한다. 29일부터는 도전365적금 등 적립식예금 7종과 369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6종에 대한 금리를 0.25%p 올린다.

우리은행은 26일부터 19개 정기예금 상품과 28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0.40%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같은날 입출식통장 상품 금리도 0.10~0.15%p 올린다.

다른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인상하기로 하고, 인상폭과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자마자 예·적금금리 인상을 발표한 은행들이 있어 내부에서도 급박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들은 1~2주 정도 시간을 두고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예·적금금리를 올려왔다.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 인상 당시에도 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이 일주일 뒤부터 차례로 예·적금금리를 올렸다.

이와 달리 이달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은행들이 바빠르게 예·적금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은 예대금리차가 과도하게 벌어졌다는 지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 반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인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1년 만에 최대치인 2.1%p대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에 은행권이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 산정·운영방식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나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주 금융감독원 금리산정 회의에 다녀온 직후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수신금리 인상을 고민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앞다퉈 예·적금금리 인상을 발표한 것은 그 회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수신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은행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자금의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하므로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예·적금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분이 반영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대출금리 급등에 따른 이득을 과도하게 받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는 수신금리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시장 변동에 바로 반응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는데, 차주들도 부담이겠지만 은행도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인 것도 부담되는 요소"라며 "대출금리 상승 영향권에 있는 차주가 많다는 뜻인데, 조달비용이 적은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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