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 내년까지 간다···'국제유가·공급병목·기대심리' 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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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2.3%·내년 2%"
경제성장률 4% 유지···"내년 내수 기여도 확대"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내년까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2%포인트(p) 상향한 2.3%로 조정했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5%p나 올려 잡은 2.0%로 예상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하는 것은 2012년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세 차례나 조정한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병목 영향이 컸다. 게다가 11월 들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당국의 정책이 전환되면서 소비 측면에서 물가압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일반인들이 1년 뒤 물가를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중요 변수이자 우려로 떠올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3%, 2.0%로 조정됐다. 이로써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1.3%, 5월 1.8%에 이어 세 번째 상향 조정됐다. 내년 전망치도 8월 1.5%에서 큰 폭 오르며 2%에 진입했다.

당초 시장의 관심은 물가 상승률 전망에 쏠렸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은이 무리하게 조정할 이유가 없는 반면 물가는 최근 유의미한 지표에서 상승폭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한은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물가 안정인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물가 상승률 조정에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2021년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금액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약 31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유가 상승의 문제는 다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비용요인이 높아지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동되면서 상향 곡선을 그리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한은은 가공식품 가격도 8월 전망수준(2.1%)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 전망수준(1.2%)에 부합한 수치로 집계되면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 요인이 물가 상승률을 이끄는 변수로 주목됐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내년도 물가 전망과 관련한 변수로는 국제유가의 흐름,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한 영향, 수요측 물가 압력 등이 있다"며 "최근 가장 이슈되고 있는 글로벌 병목현상 해소 시점도 불확실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2.7%라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원유 도입 단가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겨울철 난방기가 지나면 산유국에서 공급을 늘리면서 수급불균형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현 수준보다 낮은 배럴당 71달러, 76달러로 예상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3분기가 예상보다는 부진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4분기 내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연간 4.0%를 유지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보다 낮은 3%로 제시됐다.

민간소비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가 주효했다. 한은은 백신접종 확대 및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면서비스 소비가 민간소비의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숙박업·여행 등 대면 서비스 시장에서의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즉 펜트업(pent-up·억눌린) 소비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국내외 경기회복, 신성장산업 투자 확대에 힘입어 투자도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IT부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비 IT부문은 글로벌 경기회복, 전기차·배터리 등 신산업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수출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견조한 IT수요 영향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T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SSD)가 추세적인 디지털 전환 수요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비IT 수출은 자동차, 석유제품 등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차질 완화와 국가간 인적이동 확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용은 이러한 경기회복 흐름에 따라 증가세가 예상된다. 올해·내년 취업자 수는 각각 35만명, 25만명씩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IT부문 성장세 둔화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면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서비스 취업자 수의 회복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의 흑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각각 920억달러, 81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 5%대 초반에서 내년 4%대 후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내년에는 수출 기여도가 줄어드는 반면 내수 기여도는 확대될 전망"이라며 "방역조치 완화, 신흥국 백신접종 확대, 공급차질 조기 해소 등은 상방리스크로 작용하겠지만 겨울철 감염병 확산,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장기화 등은 하방리스크로 작용해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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