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환율↑···금리 올랐는데 왜?
국고채 금리↓·환율↑···금리 올랐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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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3년물·5년물·10년물 모두 급등세 되돌려
꾸준히 인상 의지 내비친 한은···"예상한 결과"
환율, 국내 금리 이슈보다 미국發 긴축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지만,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국고채(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였고, 환율은 국내 금리 이슈보단 미국발(發) 조기 긴축 우려에 상승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이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음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데다, 한은에서도 인상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했던 만큼 무리없이 소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오전11시30분 기준 1.895%로 거래됐다. 전날 마감(1.933%)과 비교해 3.8bp(1bp= 0.01%) 내렸다. 앞서 3년물 금리는 금리 인상 기조를 선반영하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하루 전인 지난 24일(2.013%)까지 2%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린 1%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25일부터 국채 금리는 하락 국면에 들어갔다. 5년물도 지난 24일 2.237%에서 25일 6.9bp 떨어진 2.168%로 마감했으며, 10년물도 같은 기간 2.394%에서 2.348%로 4.6bp 떨어졌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도 5년물과 10년물은 소폭 떨어진 각각 2.106%, 2.306%를 기록했다.

대개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가시화 또는 본격화하는 경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단기적인 충격 흐름이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금리 인상이 충분히 예상됐기 때문에 큰 발작 없이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앞선 회의부터 기정사실화했던 내용이기도 하고, 내년 1분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것까지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라면서 "현재 시장 금리는 내년 예상되는 금리 인상까지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큰 변동 흐름을 가져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이 크게 출렁이지 않은 데에는 한은의 커뮤니케이션도 한 몫 거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현재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음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도 "한은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줄였다고 하는 부분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환율은 14시 기준으로 전거래일(1190.2)보다 3.6원 높은 1193.8원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를 더욱 많이 받게 되는 원화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이는 곧 외국의 통화 대비 원화의 가치가 절상하게 된다. 때문에 환율은 내려와야 하는데 반대로 올라간 것이다.

이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국내 금리 인상 이슈보다 미국발 긴축 우려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보다 계속 높을 경우, 현재 구상보다 빠르게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데 주로 활용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모두 큰 폭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PCE와 CPI가 1년 전보다 각각 5.0%, 6.2% 올라 모두 31여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미국이 보다 금리 인상 시기를 더욱 빠르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현재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인 96선 후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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