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오미크론 공포에 요동···주식-코인 '폭락'·국채 '폭등'
글로벌 금융시장, 오미크론 공포에 요동···주식-코인 '폭락'·국채 '폭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아시아·남미 등 주요국 증시 급락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줄하락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미 국채 급등
(사진=뉴욕거래소)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주요국 지수가 폭락하며  60여년만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됐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 알트코인도 줄줄이 하락하면서 가상자산들도 동반 급락했다. 코로나 새 변이에 대한 공포로 인해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5.04p(2.53%) 떨어진 34,899.3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천p 이상 밀렸다가 그나마 낙폭을 약간 줄인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분석 결과 다우 지수의 하루 낙폭은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6.84p(2.27%) 떨어진 4,594.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3.57p(2.23%) 떨어진 15,491.6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의 하루 낙폭은 통계 추적이 가능한 1950년 이후 블랙 프라이데이 사상 가장 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유럽 주요국 지수는 뉴욕증시보다 낙폭이 더 컸다. 새 변이가 알려지기 전부터 유럽 주요국들이 이미 뚜렷한 코로나19 재확산세를 보였다는 점도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더 큰 출렁임을 겪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5% 하락한 6,739.73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4.15% 내린15,257.0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 내린 7,044.03에,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4.74% 하락한 4,089.58에 장을 끝냈다.

미국과 유럽보다 먼저 마감한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2.53% 급락해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2.7%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도 1.5% 하락했다.

새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은 남아공과 그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신속하게 발표했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NICD)는 지난 23일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했다. 지난달 14~16일 환자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였다.

이후 남아공 보건당국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추가로 진행한 뒤 자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고, WHO엔 이 변이에 대한 기술적 워킹그룹을 26일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WHO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회의를 열고 ‘우려변이’로 분류했다. 오미크론의 유전자 변이수는 32개로 델타변이가 갖고 있는 수의 2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젠카(AZ), 얀센 등 기존 백신 효과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 연휴로 휴장했고, 이날은 동부시간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했다. 유럽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던 이유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서둘러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 기류다. 이 때문에 추가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을 저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우리가 지금까지 이 변이종에 대해 아는 것은 돌연변이가 매우 많다는 점이며, 시장은 신중하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도 "현 단계에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라며 "돌연변이는 종종 덜 심각할 수 있어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되지만, 분명 현시점에서 많은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는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NY멜론인베스터솔루션의 아진 오든은 CNBC 방송에 출연해 "지금이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일 수 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항공과 여행 관련주는 일제히 크게 하락했고, 제약주와 재택 관련주는 상승했다.

보잉의 주가는 5% 이상 하락했고, 카드업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주가도 8% 이상 떨어졌다. 카니발과 로열캐러비언의 주가는 모두 10% 이상 급락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델타 항공의 주가는 8~9% 이상 떨어졌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은행 관련주도 4% 이상 떨어졌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는 각각 6%, 17%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2% 가까이 올랐고, 줌비디오의 주가는 6% 이상 올랐다. 운동기구업체 펠로톤의 주가도 5% 이상 상승했다.

업종별로 S&P500지수의 11개 섹터가 모두 하락한가운데, 에너지 관련주가 4% 급락했고, 금융과 산업, 부동산 관련주도 2~3% 이상 떨어졌다. 기술주와 임의소비재 관련주도 2% 이상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미 국채가격은 상승하고 반대로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482%대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채가격이 급등하면서 반대로 국채금리는 급락한 것이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크레이그 얼람은 "주식, 상품통화, 유가가 하락하고 채권, 금, 엔, 스위스프랑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 선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무려 54.04% 급등한 28.62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