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록체인 게임 '묻지마 투자' 지양해야
[기자수첩] 블록체인 게임 '묻지마 투자' 지양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과거 2015년 '지스타' 당시 대세는 가상현실(VR)이었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양분하고 있던 시절 VR이 등장하며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바꿀 것 같은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현재 그 당시의 파급력은 이어지고 있지 않다. 

최근 게임업계는 NFT(대체불가토큰)와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이 가장 큰 화두다. 이들 둘의 공통점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이용자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이야기다. 사람들은 취미가 일이 되는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한다. 이에 게임업계는 현재 P2E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열광 속에 투기도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스카이마비스의 '엑시인피니트'와 위메이드의 '미르4'의 성공 사례를 통해 여기저기서 발을 담그려는 모습이 보인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관련 단어만 들어가도 주가가 껑충 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요즘은 아침에 메일함을 열어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는 회사들이 넘쳐난다. 그중에는 구체적인 계획은 보이지 않고 일각의 대세에 편승해 보겠다는 느낌을 주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조금만 취재해보면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고 향후 비전을 밝히겠다는 곳들도 많다는 게 문제다. 이야기를 조금만 해봐도 과연 이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우리나라는 무엇인가가 조금만 대세가 되면 그와 관련한 양산형 게임들이 우호죽순생겨난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페이투윈(Pay to Win·P2W)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가 되자 양산형 게임이 쏟아졌고, 그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인지도가 있던 지적재산권(IP)을 사용해 다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MMORPG가 보여줬듯 몇몇 성공사례를 통해 모두가 성공할 것이라는 판단은 버려야한다. P2E 게임의 경우 현재 신작의 성공 사례가 아직 적고 중장기적 흥행을 보인 작품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초기 시장을 지나 P2E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게임의 본질인 재미가 있는 쪽이나,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쪽으로 이동하게 돼 옥석 가리기가 될 것이다. 자기가 투자하는 회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전에 본질인 '게임'을 잘 만들었던 회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재미없던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만능 '치트키'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초기이고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는 '새로운 시장'이 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시장을 냉정히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