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오미크론' 여파에 환율 '1200원 돌파' 가능성↑
[주간환율전망] '오미크론' 여파에 환율 '1200원 돌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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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등장에 금융시장 '충격'
리스크오프↑·외인 투심 훼손 가능성↑
블랙홀 이슈될 듯···당국 경계 가능성도
29일 오전 방호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9일 오전 방호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1월29일~12월3일) 원·달러 환율은 대외적 불안 요인이 확대되면서 1200원 진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주 금융시장이 60여년만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를 겪은 가운데 연말 줄어든 외환거래량 및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이슈에 변동 흐름이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주 글로벌 주요 경제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오미크론 확산 추이가 모든 재료를 빨아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1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93.3원)보다 0.5원 올라선 1193.8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전 역외 시장에서 1196원에 가까운 상단을 기록했던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2원 오른 1195.5원으로 개장했다. 개장한 직후 오름폭을 빠르게 되돌리며 1192원선까지 레벨을 낮췄던 환율은 재차 오름폭을 키워가며 1194원까지 올라서는 등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쌓인 데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환율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주요 경제지표들의 견고한 흐름, 상대적으로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 연준 안팎으로의 매파적 발언 등이 이어졌다. 또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세계 주요국들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한 점도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이런 가운데 주말 사이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그리스 알파벳 O)의 등장에 이번 주 환시에도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그간 환시의 경계선으로 꼽히는 '1200원'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말간 오미크론이 세계 곳곳에 빠르게 확산했다는 소식은 세계의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의 3대 뉴욕지수는 2%대 급락했으며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세계 주요국 주가지수를 폭락시키며 60여년만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만들었다.

국제유가 역시 최근 월물에서 13%대 급락한 배럴당 68달러까지 기록하며 70달러선도 붕괴됐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지난 24일 연중 가장 높은 96선 후반까지 올라선 뒤 소폭 내려왔으나, 오미크론의 등장과 함께 재차 96선으로 진입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확산력이 높다는 인식에 국경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심리를 훼손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곧 아시아 증시의 투매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단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겨울에 전염성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과 최근 방역 규제 완화로 유동 인구가 늘어난 점 등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해소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주 발표될 미 고용지표의 경우 달러 강세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앞서 신규 실업자 규모를 나타내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 14~20일 19만9000건으로 나타나 1969년 11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실업수당 청구 건소 감소에 이어 계약직들의 임금 인상으로 비농업 고용지표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확대되자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정보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델타 변이' 학습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10개월여 만에 장중 2900선 밑으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오전중 2920선까지 회복하며 낙폭을 천천히 되돌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던지지 않고,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2900선을 지지했다. 아울러 환율이 1190원대 안착한 시기가 근래라는 점에선 당국 경계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해 당국의 구두개입 등이 나올 경우 환율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고용지표 호조 전망도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세계의 봉쇄 조치가 가팔라질 경우 경기 회복 흐름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완화될 수 있다. 이런 우려들은 결국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오는 30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11월), 다음달 1일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11월), 2일 미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고용지수·구매자지수(11월) 발표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여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파월 연준 의장과 재닛 예런 미 재무장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이 모든 재료의 블랙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주 11월 중국 제조업 PMI,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및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됐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변수 추이가 모든 이슈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지난 5월초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러한 추세가 단기적으로 재연될 것인지다. 오미크론 변이 등장이 유가 급락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개연성이 있고 동시에 미 연준의 긴축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 역시 일시적으로 달러 추이와는 무관하게 오미크론 변이 추이에 따른 등락이 예상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공포가 커질 경우에는 1200원을 일시적이지만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82~1192원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조에 대응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정상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게 나타날 경우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할 필요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통화정책 기대감을 반영하는 단기 금리는 환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그 설명력은 선진국 통화의 경우에 높게 나타난다. 연초 이후 유로화 가치와 엔화 가치는 각각 독일-미국 단기금리 차, 일본-미국의 단기금리 차와 0.90, 0.83로 높은 상관계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신흥국 통화의 경우 미국과의 단기 금리 차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특히 원화의 경우 미국과의 단기 금리 차이 간 상관계수가 주요국 중 가장 낮은 편으로, 한국은행의 매파적인 행보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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