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경상흑자 GDP 5% 수준···점진적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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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통계월보···'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논고
"흑자폭 확대 기조, 단기 요인 아닌 중장기 요인"
"고령화, 경상수지 감소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근 보이고 있는 대규모 흑자 기조가 단기간 내 약화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경상수지는 향후 인구구조·재정수지 등을 고려할 때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의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논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에 이를 것"이라면서 "앞으로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정상화되더라도 대규모 흑자 기조가 단기간 내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 2000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부터 흑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지난 2000~2011년 평균 1.5%에서 2012~2021년 5%대로 약 3.5%p 상승했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주 과장은 "글로벌 공급망(GVC)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지역에서도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경제주체별로는 가계에선 저축-투자 갭의 플러스(+) 폭이 확대되고, 기업(비금융법인 기준)은 마이너스(-) 폭이 크게 줄었다. 가계는 저축을 크게 늘렸고, 기업의 경우 저축을 확대하고 투자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기 구조적 요인 △중기 거시경제 여건 △경기적·일시적 요인 △금융요인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근래의 경상수지 흑자는 중장기적 요인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요인으로는 핵심저축인구 비중 상승 등 인구구성 효과뿐만 아니라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저축유인 증대 효과로 흑자 기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핵심저축인구(45~64세) 비중은 지난 2015년(55.8%)부터 세계 평균(55.1%)을 상회해 경상수지 흑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년층 저축률이 청장년층보다 높게 나타나 고령화 측면에서 동적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다만 이처럼 저축을 많이 하는 중장년층의 인구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 개선 요인을 이끄는 동력임과 동시에, 이후 경상수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도 꼽힌다. 주 과장은 "우리나라 고령화 진전에 따른 가계저축률 하락이 향후 경상수지가 감소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적 요인에선 △순대외자산 개선 전환(본원소득수지 확대) △선진국 대비 양호한 재정수지 △글로벌 공급망(GVC) 참여도 확대 등이 흑자 요인으로 가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경기·일시적·금융 요인 등에선 경기와 국제유가의 기여도가 별다른 추세없이 등락하고 있고, 환율 등 금융 요인 기여도에서도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과장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상당부분 설명하는 인구구조와 재정수지의 경상수지 흑자 기여도가 향후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경제 불균형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흑자는 해소될 필요가 있으나, 대외의존도가 높고 비기축통화국인 특수성을 감안하면 이같은 흑자 기조는 대외안전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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