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은행 내 손안의 금융비서 써봤더니?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은행 내 손안의 금융비서 써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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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금융자산 비교 '한눈에'···차별성 미흡에 일부 오류도
표=김현경 기자
표=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30대인 고객님은 비슷한 자산을 보유한 같은 연령대와 비교해 금융자산이 XX원 부족합니다. 같은 연령 대비 투자자산은 XX원 많고, 연금자산은 XX원 부족합니다. 고객님 금융자산에서 부족한 상품군을 안내드립니다."

'내 손 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지난 1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은행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일제히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비스 출시 직후 여러 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결과 흩어져 있는 금융자산을 한눈에 비교·관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증권 앱(MTS), 신용카드 앱 등에 따로 접속하지 않고도 입출금 내역, 주식 수익률, 이달 카드 사용액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자산을 한결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은행 서비스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시행 초기인 만큼 고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도 많지 않았다. 여기에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마이데이터 시장 승패는 향후 고객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지,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출시할지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시범서비스 기간 중 발생한 오류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개 은행은 지난 1일 오후 4시 일제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행 초기인 만큼 은행별 제공 서비스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은행들은 향후 특화 서비스 개발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고액자산가 전용 점포를 가장 많이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자산 고수 벤치마킹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자산 고수들의 포트폴리오와 노하우를 공개하고 소비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중인 신한은행은 금융자산뿐 아니라 관심사, 건강, 실물자산, 구독서비스 등 라이프 영역까지 포괄하는 서비스를 마이데이터에 담았다.

외환부문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은 환테크 등 외국환 관련 서비스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용점수 관리 등의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정부·지자체 지원금 확인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결혼, 내집마련, 차 구매 등의 목표에 따른 자산관리 방법 등을 제시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객 유치를 위해 단기적으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 니즈를 각 플랫폼에서 얼마나 잘 녹여내는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은행에 모이고 있는 데이터들은 사실 정제되지 않은 '날 것'에 가까운데 향후 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경우 다른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 데 모을 수 없어 사실상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시행 초기 데이터 접속량 폭주로 과부화가 걸린 것 같다"며 "정상화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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