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세대교체' 바람 거세지나···부행장 '대폭 교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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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부행장 73% 이달말 임기 만료
'젊은피'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변화 신호탄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부행장 44명 가운데 32명의 임기가 이달 종료되면서 연말 큰 폭의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세대교체가 금융업권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연말 부행장 인사에서도 '안정'보단 '파격'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부행장 44명 중 73%인 32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이사부행장을 포함해 총 7명의 부행장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신한은행은 부행장 21명 중 12명이, 하나은행은 11명 중 10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우리은행은 집행부행장 5명 중 최근 재선임이 결정된 조병규 집행부행장을 제외한 4명의 임기가 오는 17일 끝난다.

은행원 사이에서 '별'로 통하는 부행장단은 통상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도 인식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올해는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들 가운데 상당수가 '2+1년'의 임기를 채운 만큼 큰 폭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각 금융그룹과 은행들이 디지털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젊은 조직'을 내세우고 있는 흐름도 인사에 반영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국민은행이다. 앞서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이달 1일 이재근(55) 이사부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했다. 1966년생으로 50대 중반인 이 이사부행장을 발탁하면서 세대교체를 꿰했다.

이 이사부행장은 국민은행 부행장들 가운데 하정(54) 자본시장그룹 부행장과 함께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하정 부행장과 함께 이달 임기가 끝나는 김영길(58) WM고객그룹 부행장, 김운태(58) 중소기업고객 부행장, 성채현(56)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우상현(57) CIB고객그룹 부행장은 모두 이 이사부행장보다 나이가 많다. 모두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기업을 이끌어온 점에서 지주 임원으로 이동하거나 은행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젊은피'를 수혈하고자 하는 은행 안팎의 요구에 따라 이들 부행장의 운신의 폭이 넓지는 않다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근 차기 은행장 내정자가 이미 나이가 아닌 성과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은행 안팎에서는 이미 이 이사부행장의 내정 자체를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며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변화를 줄 조짐을 보이면서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은행도 부행장 인사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부행장 21명 가운데 장동기(57)·이재학(59)·정지호(58)·이병철(58)·배두원(57)·조경선(56)·김임근(58)·안효열(56)·신연식(58)·최상열(57)·박현준(56)·배시형(57) 등 12명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8명의 부행장을 대거 선임하면서 1965~1966년생(만 55~56세)을 전면 배치했던 선례가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아있어 올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혁신을 단행하면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인재를 기용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하나은행도 부행장 11명 가운데 10명의 임기가 이달 종료되는 만큼 대폭인사가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임기만료 부행장은 김기석(57)·남궁원(54)·박승오(57)·박지환(60)·윤순기(59)·이승열(58)·이종승(55)·이호성(56)·정민식(57)·황효상(61) 등 10명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내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파격 인사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박화재(60)·이중호(58)·황규목(58)·김성종(57) 등 4명의 집행부행장의 임기가 오는 17일 종료된다. 지난 6일 임기가 종료된 조병규 집행부행장은 최근 임기가 1년 연장됐다. 현재까지 우리은행 부행장 인사시기가 미정인 가운데, 차기 집행부행장이 선임되기까지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4명의 집행부행장들이 단기 임기를 이어간다.

우리은행 집행부행장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 부행장 대비 나이가 1~2살 많다. 이달 임기가 종료되는 집행부행장보들도 1962~1964년생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다른 은행과 비교해 '젊은 조직'이란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와 함께 내년 3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부행장 인사에서 '파격'이 단행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인사는 성과와 함께 세대교체 흐름까지 모두 고려된다는 점에서 한층 복잡할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문화 자체를 플랫폼 기업화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인사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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