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현대차그룹, 차세대 리더로 '새판'···정의선 직할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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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 7명, 새얼굴로···"전문성 극대화·미래 지향"
신규임원 3명 중 1명은 40대···연구개발 부문 37%
윗줄 왼쪽부터 추교웅, 김흥수, 이상엽 부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임태원, 진은숙, 김선섭, 오익균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윗줄 왼쪽부터 추교웅, 김흥수, 이상엽 부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임태원, 진은숙, 김선섭, 오익균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취임 2년 차를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사업 포트플리오 변화와 미래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적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17일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파격적인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총 203명에 달한다. 이번 인사는 변화와 혁신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평균 승진 임원수가 130~ 140명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인사 규모는 사상 최대라 할 수 있다. 특히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이 40대 젊고 패기 넘치는 우수 인재들로 포진시켰다.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47세)과 장웅준 전무(42세), 김정희 현대차 전무(48세), 그레이엄 러셀 현대차 상무(47세)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올해 최연소 부사장 승진자이자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인 추교웅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친후 미래 핵심 사업 분야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 왔다. 향후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최연소 임원에는 장웅준 현대차 ADAS 개발 실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 미국 스텐포드 대학교 전기공학 박사를 마쳤다. 주요경력으로 현대차 ADAS 개발실장과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에 삼성전자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찬우 세트(SET·완제품)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프로세싱랩장과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동문이다.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빠른 대응과 그룹의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려는 정의선 회장의 굳은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회장이 중심을 두고 있는 주요 사업 부분인 인포테인먼트·ICT·자율주행 등 연구개발(R&D) 부문 인력에 차세대 리더들을 전진 배치 시켰다. 특히 올해 인사에선 R&D 부문의 승진자가 두드러진다. 전체 승진자의 37%를 R&D에서 선임했을 정도다.

핵심 신기술 사업 분야에 혁신과 변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추교웅 부사장 이외에도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전무),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임태원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대차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부사장은 제품 라인업 최적화 및 권역별 상품전략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왔고, 향후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확보 및 신사업 추진을 가속할 계획이다.

현대차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경영 담당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총괄하며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GV80, GV70 등 성공적 출시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부사장은 재료 및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 전문가로, 기초선행연구소장으로서 그룹의 미래 선행기술 개발을 이끌어왔다. 최근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을 겸직하며 수소연료전지 사업 총괄 역할도 맡았다. 

새 부사장 영입도 이뤄졌다.

NHN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인 진은숙 부사장은 현대차 ICT혁신본부장을 맡는다. 진 부사장은 NHN 재직 시 기술 부문을 총괄하며 클라우드, 보안솔루션, 협업 플랫폼 등 다수의 신규사업을 성공시켰다. 이를 미뤄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의 IT 콘텐츠 및 모빌리티 신규 플랫폼 등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CT 분야의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향후 현대차의 IT 및 SW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IT 인재 영입을 활발히 해왔다.

이외에 코로나19에도 우수한 실적을 낸 김선섭 인도권역본부장(전무)을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사업별 성과를 인사에 반영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보임을 통해 글로벌 권역체계 고도화 및 권역 간 시너지 확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총수 시절 선임한 마지막 부회장인 윤여철 노무담당 등도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체제의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윤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정상빈 부사장이 선임됐다. 윤 부회장을 이외에도 사장단 5명이 떠나면서 사장 자리도 12자리에서 7자리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대해 취임 2년 차를 맞은 정의선 회장이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조직 장악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퇴진에 대해선 "정의선 회장의 세대교체 인사를 상징하는 또 다른 결단"이라고 해석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전문성을 검증받은 외부 인력 수혈에도 공을 들였다.

앞서 진은숙 현대차 부사장 뿐 아니라, 그레이엄 러셀 현대차 상무 역시 이번 인사에에 있어 대표적인 외부 영입 사례로 꼽힌다. 40대 신규 임원인 러셀 제네시스 최고 브랜드 책임자(상무)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 위스키 전문업체 맥캘란 등 럭셔리 시장의 기업에서 쌓은 전략 수립 경험 및 마케팅 전문성을 인정받아 영입됐다.

러셀 상무는 앞으로 젊은 세대로서 고객과 럭셔리 브랜드시장에서 새로운 인식과 자신의 장점인 통찰력으로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중추 역할을 해나갈 차세대 리더로 전면 배치했다"라며 "이들은 앞으로 대내외 급변하는 경영환경 대응과 미래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 구축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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