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GT 삼총사, 포르쉐 DNA·철학 속으로 빠뜨리다"
[시승기] "GT 삼총사, 포르쉐 DNA·철학 속으로 빠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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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GT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포르쉐 GT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서울파이낸스 강원(인제) 권진욱 기자] 포르쉐 GT모델을 서킷에서 마주하는 순간 기자의 심장은 마구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많은 브랜드의 모델을 시승해봤지만 "빨리 악셀을 밟고 싶고, 경쾌한 배기음을 들으며 달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주 들지 않는다. 하지만 포르쉐를 만나면 다르다. 이번 시승은 더욱 GT 모델이라 더욱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포르쉐가 국내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GT 모델 3인방을 인제서킷에서 진행된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에서 만났다.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 상황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날 서킷에는 포르쉐911 GT3와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 GT삼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GT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다. 이탈리아어로 '긴 여행'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포르쉐에서 쓰이는 GT는 의미가 다르다. "GT 레이싱에 참가할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을 갖췄다"는 뜻을 가진다. 포르쉐에서는 GT가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기술력을 집약한 '잘 달리는 차(Great Rider)'라는 의미라고도 설명한다.

포르쉐 911 GT3와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가 한군데 모여 있는 모습에 "빨리 악셀을 밟고 싶고 달리고 싶다"라는 마음이 앞서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 차들이 한 곳에 모인 장소는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열렸던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이었다. 이날 아직 출시 전인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출시한 911 GT3를 공개한 것 뿐만 아니라, 내년 국내에 출격할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까지 미리 공개했다. 

레이싱 DNA를 장착한 GT는 포르쉐 중에서도 특별한 모델에만 붙이는 이름이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포르쉐에 있어서 GT는 그란투리스모가 아니라 그레이트 라이더(Great rider)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형 911 GT3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575㎜, 1850㎜, 1290㎜다. 이전 모델 대비 외형은 더 넓어졌음에도 신형 911 GT3의 무게는 이전 모델과 거의 비슷한 1475㎏이다. 911 최초로 앞바퀴는 20인치, 뒷바퀴엔 21인치 휠을 적용해 주행 역동성을 높였다.

911 GT3를 비롯해 이번에 시승한 차는 랩타임 수치가 기존 모델보다 빠르다고 표시됐다. 911 GT3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러이페 서킷서 17초 단축, 카이앤 GT4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0.6초 단축, 718 카이맨 GT4의 정지상태에서 100km/h는 3.9초다. 이에 "정교한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 노하우를 활용한 덕분"이라고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의 차의 특징 중 하나는 어떤 주행 조건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성능에 도로를 꽉 쥐는 그립감은 포르쉐 만의 매력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맨 처음 시승차는  911 GT3였다. 신형 911 GT3에는 자연흡기 4.0리터 6기통 박서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510PS, 최대토크 48.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 최고속도는 318㎞/h다. 이번 GT3는 지난 모델 대비 10마력 높아지는 데 그쳤으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20.8㎞ 코스를 6분 59초만에 주파했다. 이는 이전 모델 대비 17초 빠른 기록이다.  

레이스 트랙과 일상 모두 잘 어울리는 완벽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첫인상에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에어로다이내믹의 스완 넥 리어윙, 911 RSR에서 가져온 디퓨저가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특히 직선주로에서는 거침없고 추월을 용납하지 않는 주행성에 살짝 진장감이 돌았다. 이어지는 코너링 진입까지 긴장감은 이어졌다. 하지만 코너 진입 시 지면을 움켜지는 듯한 그립력은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고 운전자에게 불안감이 아닌 편안함을 주며 안정적으로 탈출했다. 차체 흔들림과 쏠림 현상은 크지 않았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911 GT3. (사진= 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911 GT3와 718 카이맨 GT4. (사진= 포르쉐코리아)

인제스피디움을 쩌렁쩌렁 울리는 폭발적인 배기음은 스피드 본능을 자극하며 코너를 빠져나갔고 이후 맞닥뜨린 직선주로에서는 오른 발이 악셀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졌고 옆에 있던 인스트럭터는 좀 더 깊게라고 말했고 난 악셀을 더 깊게 밝았다. 속도계는 순간 175km/h까지 올랐다. 그런데 체감으로는 그 속도라고는 느낄 수 없었다.   

브레이크를 밟자 차체를 부드럽게 제어했다. 속도를 낮춰 약 90km/h의 속도로 급 코너링을 시도해도 일반 세단의 60km/h 수준의 안정감이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약간의 스티어링휠 조작만으로도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뛰어난 응답성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20여분 이 차를 시승하는 동안 마음을 빼앗긴 것 같았다. 신형 911 GT3의 가격은 2억2000만원이다.

두 번째로 카이엔 터보 GT를 탔다. 일반 카이엔 터보 차량보다 지상고를 17㎜ 낮췄고 센터 사일런스를 생략과 카본 루프로 무게를 경량화했다.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강력한 성능 덕에 2200㎏ 차체 무게는 주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3초로 911 GT3(3.4초)보다 빠르다.

시승에 앞서 외관을 둘러봤다. 터보 GT 전용 프런트 엔드와 확장된 쿨링 에어 인테이크, 22인치 GT 디자인 휠 등이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특히 'Turbo GT' 레터링이 새겨진 헤드레스트,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휠, 옐로 컬러 포인트가 눈길을 끌었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718 카이맨 GT4와 911 GT3.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카이엔 터보 GT. (사진= 포르쉐 코리아)

카이엔 터보 GT는 차고를 낮춰서 SUV인데도 매우 안정적인 차체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 시동을 걸고  트랙으로 나갔다. 큰 차체임에도 직선구간에서 속도를 올려도 불안감없이 안정적으로 차체를 유지했고 180km/h에 가까운 속도에도 잘 버텨줬다. 스티어링 휠을 급격하게 꺾어야 하는 코너링이나 큽 추월 시에서도 차체는 뒤뚱거리지 않고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방향 전환이 됐다.

일반적으로 SUV에서 느껴지는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노멀에서 스포츠, 스포츠플러스로 주행모드를 순차적으로 바꾸면 카이엔 GT의 지상고가 낮아지면서 서스펜션도 단단해져 고속주행에서는 스포츠카만큼의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전고는 카이엔 터보 쿠페 대비 17㎜ 낮췄고, 에어 서스펜션 강성을 최대 15% 높였다.

이를 뒷 받침 해주는 파워트레인과 섀시에 대해서 포르쉐 관계자는 "카이엔 터보 GT 에 맞춰 조정된 고유의 세팅"이라고 말했다. 이 차는 뉘르부르크링 20.8㎞를 7분38초만에 주파해 SUV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차중량이 2220㎏ 헤비급이지만 날렵한 균형감각은 자랑할만 했다. 실제로 직선주로와 코너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차체 놀림과 안정적인 그립감은 카이엔 GT를 그냥 봤을 때와는 완연히 달리 다가왔다. 가격은 2억3410만원이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카이엔 터보 GT와 718 카이맨 GT4.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718 카이맨 GT4(사진= 포르쉐 코리아)

718 카이맨 GT4의 전장·전폭·전고가  4456㎜, 1801㎜, 1269㎜로 911 GT3에 비해 전체적으로 조금씩 짧거나 낮아졌다. 여기에 새로운 엔진을 탑재해 GT3와 다른 퍼포먼스를 뽐낸다. 엔진은 4리터 6기통 박서엔진으로 최고출력 428PS, 최대토크 43.8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3.9초, 최고속도는 302㎞/h다.

내부에는 알칸타라를 대체하는 고품질 레이스-텍스(Race-Tex) 소재가 사용됐다. 레이스-텍스는 높은 통기성은 물론이고 트랙 주행 중에도 몸이 쏠리지 않도록 하는 높은 지지력이 장점이다. 

718 카이맨 GT4는 에어로다이내믹한 콘셉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자연흡기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원와 배기음은 짧은 시승동안 나의 마음을 빼앗아 갔다. 특히 시승하며 함께한 인스트럭터는 "새롭게 디자인된 싱글 챔버 아치 리어 사일런서가 에어로다이내믹 효율성을 향상했고이러한 파워는 50% 이상의 다운포스를 발생시킨 덕분이다"라고 설명해줬다. 

거친 엔진음은 평소 느끼지 못했던 질주본능을 자극하며 흥분 지수를 끌어올렸다. 718카이맨 GT4는 911GT3와 비교해도 가속력과 민첩함에서 뒤처짐이 없었다. 오히려 공기 저항을 줄이는 다운포스가 향상돼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718 카이맨 GT4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여기에는 30mm 낮아진 서스펜션의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댐핑 시스템이 한 몫을 했다. 718 카이맨 GT4는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사진= 포르쉐코리아)

911 GT3와 카이엔 터보 GT, 718 카이맨 GT4를 체험한 '2021년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에서 포르쉐의 레이싱 DNA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델은 718 카이맨 GT4였다. 정교한 핸들링과 탄탄한 주행성능에 고속에서의 다운포스까지 뭐 하나라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이날 포르쉐 주행 체험에 참가했던 다른 매체의 기자는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모델은 911 GT3라며, 자연흡기의 경쾌한 배기음과 직선주로와 코너에서 보여준 주행성에 중독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누구라도 서킷에서 포르쉐를 직접 경험해본다면 이러한 감탄사는 절로 나올 것이다. 이번 시승을 통해 왜 포르쉐 코리아가 매년 드라이빙 익스피이런스를 기획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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