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女 사외이사 67명 '91%↑'···비중 7.9%→15% 
국내 기업 女 사외이사 67명 '91%↑'···비중 7.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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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임 사외이사 3명 중 1명 이상 여성 
100대 기업 중 60곳 여성 사외이사 활약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대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두드러지고 있다. 100개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수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전체 사외이사 중 15% 비율을 점유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이상 활약하는 기업 비중도 절반을 웃돌았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과 함께,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 원 넘는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구성 시 어느 한쪽 성(性)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021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참고했다.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41명)보다 7명 증가했지만, 여성만 놓고 보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사외이사는 67명으로, 전년(35) 대비 91.4% 급증했다.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448명 중 119명은 올해 처음으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 중 42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기업들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중 10명 중 3명 이상인 35.3%가 여성으로 영입한 셈이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도 지난해 7.9%에서 올해 15%로 늘었다. 다수 기업들이 임기만료 등으로 물러난 사외이사 후임으로 여성을 다수 전진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 추세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여성 사외이사를 배출한 기업도 덩달아 급증했다. 100대 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한 명 이상 배출한 기업은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60곳으로 갑절 늘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100대 기업 중 70곳이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여성 사외이사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은 내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 원 넘는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구성 시 어느 한쪽 성(性)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제도화했다. 

다만, 2600곳가량 되는 국내 상장사에서 자산 2조 원 넘는 곳은 200곳에도 못 미친다. 이사회에 여성을 의무적으로 둬야 하는 곳은 국내 전체 상장사 중 1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상장사 전반으로 제도 시행을 확산하려면 향후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유니코써치 측은 보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가스공사가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는 8명인데, 여성이 3명으로 37.5% 비중을 점유했다. 삼성전자와 S-Oil은 6명중 2명(33.3%), 금호석유화학은 7명 중 2명(28.6%), 한국전력은 8명 중 2명)이 여성 사외이사로 포진했다. 

조사 대상 중 1980년대 출생한 'MZ세대' 사외이사도 올해 3명으로 전년보다 1명 늘었다. 방수란 한전 이사는 1987년생으로 지난해에 이어 100대 기업 중 최연소 자리를 지켰다. 박소라 E1이사(1983년생)과 전미영 롯데쇼핑 이사(81년생)으로 198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로 활약 중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ESG경영 열풍과 내년 법 개정 시행 등을 앞두고 국내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열기는 뜨겁지만 막상 현장에선 전문성과 경험을 여성 사외이사 인재후보군이 매우 적어 기업에서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더 많은 우수한 여성 사외이사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다양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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