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은행권 조직개편 3대 키워드는?···유연성·디지털·플랫폼
2022 은행권 조직개편 3대 키워드는?···유연성·디지털·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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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조직 단순화·디지털 혁신 가속
빅테크와의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대응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체질개선에 나선 은행권의 내년 조직개편 핵심 키워드는 '유연성·디지털·플랫폼'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조직 단순화로 의사결정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디지털에 방점을 찍어 빅테크와의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단·실·센터·부·유닛'으로 꾸려진 부서급 본부를 '센터·부'로 단순화했다. 유연하고 책임감 있는 조직 운영 체계를 구성하려는 취지다. 본부 및 부서급 조직의 보임가능 직위는 임원급까지 확대해 '능력과 성과에 따른 유연한 직위 운영체계'를 마련했다. 

신한은행의 조직개편은 그룹의 애자일 조직인 'S.A.Q(Speed, Agilit, Quickness)'에 발맞춰 핵심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목적 중심적 조직 '트라이브'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트라이브는 새로운 앱 개발 등 핵심 전략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원들을 소속된 부서의 경계를 넘어 결합시킨 애자일 조직이다. 목적에 따른 조직 구성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시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구성되는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돼 은행 전체 조직의 실행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조직에 유연함을 더했다. 기존 16그룹, 21본부·단, 60섹션으로 구성된 조직은 13그룹, 26본부·단, 55섹션으로 재편했는데, 영업조직의 의사결정 단계도 줄였다. 기존 '영업본부-지역영업그룹' 조직체계는 '영업그룹'으로 단순화된다.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화됨에 따라 능동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연성 더한 조직···'디지털금융' 집중도 높인다

은행권은 조직의 실행속도와 함께 디지털금융을 향한 집중도도 한층 높였다. 디지털 강화가 은행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인 만큼, 저마다 조직개편안에서 디지털을 강조한 모습이다.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한 KB국민은행은 산하에 디지털신사업부와 KB 인증 생태계 확장을 담당하는 인증사업부를 설치했으며, 하나은행은 디지털리테일그룹 산하에 '디지털전환(DT) 혁신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반인 인재·기술·조직·기업문화의 혁신을 통해 시장 선도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디지털 혁신 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자문을 담당하는 '데이터기획 유닛' △음성과 이미지를 분석하고 분석모형을 개발하는 '데이터사이언스 유닛' △AI(인공지능),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챗봇 서비스를 담당하는 '혁신서비스 유닛' △AI 플랫폼과 빅데이터분석포털 등을 개발·운영하는 '데이터플랫폼 유닛' 등으로 개편했다.

개인부문에도 '디지털개인부문'을 신설, 디지털 기반의 차별화한 고객관리 및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다.

◇종합플랫폼 도약···"빅테크 주도권 경쟁에 대응"

은행들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종합플랫폼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재정립했다. 금융권에서 영향력을 매섭게 키워 나가는 빅테크(대형정보기술기업)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5월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우리은행 DI추진단장(본부장)으로 영입하고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확대 격상한 우리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마이데이터 사업부', '혁신기술사업부'를 새로 꾸렸다.

내달부터 전면 시행되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과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 블록체인에 힘을 줘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KB스타뱅킹 앱을 운영 중인 국민은행 역시 금융과 생활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슈퍼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금융플랫폼본부', 고객경험 개선 역량을 강화하고자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 전담 조직 '고객경험디자인센터', 디지털콘텐츠 전담 조직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신설했다.

이들 은행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효율 중심의 유연한 조직 구성은 업계가 방점을 찍은 디지털화와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비책인 만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려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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