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强달러 이어진다"···상저하고? 전강후약? 전망 엇갈려
"내년에도 强달러 이어진다"···상저하고? 전강후약?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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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정상화 속 美연준 조기 긴축···"글로벌 强달러 재료"
연준 금리 시점·오미크론 등 팬데믹 이슈, 환율 방향성 잡을 듯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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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은 내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및 강한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기조 속에서도 상반기와 하반기 어느 시기에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다른 전망을 내놨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원 내려간 1186.5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연중으로 보면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10월6일(1196.5원)과 비교해 10원이 내려간 수치이지만, 연초 기록했던 1082.5원(1월4일)과 비교할 경우 104원이 올랐다. 연중 변동폭으로는 114원의 차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대체로 '상저하고'의 모습을 그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뒤 약 11년 만에 가장 높게 올라섰던 환율은 올해 1월4일 1082.5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상반기 팬데믹 후유증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환율은 가파르게 올라서기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외환시장 내 일종의 경계선인 1200원의 레벨까지 다가섰다.

올해 빅이벤트들을 모두 소화해 낸 환율은 현재 강보합 흐름 속에서 상하단의 변동폭은 제한된 채 1180원대 레벨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환율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우선 외환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이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의 기조에 따라 높은 레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기점으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빚어진 양적완화의 시대이자, 초저금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은 최근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4~5월만 하더라도 물가 상승은 '일시적'라는 표현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반복하던 연준은 올해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돌입을 본격 시사했고, 이제는 내년 중순에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겠다던 계획을 3월로 앞당겼다. 연초 내후년께나 단행할 것으로 보였던 기준금리 인상도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해 많으면 네 번까지도 올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의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들이 현재 임금 상승과 같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점과 더욱 대비된다. 달러 강세의 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코로나 신규 변이인 오미크론의 타격에도 미국의 경제 성장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더욱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은 내년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은 연준의 매파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내년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상반기에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인지, 하반기에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먼저 '상저하고'의 경우 달러가 연초 숨고르기 이후 차차 상승 흐름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이 강화된 점은 금리 인상 시점을 당기고 기대 물가를 하락시킨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국인 독일 간 실질금리 차를 확대시키고,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 역시 오미크론 이슈가 잦아들 경우 1분기 경기 정상화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의 레벨을 낮출 수 있다. 일일 외환시장에서 최근 미국의 오미크론 확진 비율이 높은 점은 달러 가치를 절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결국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는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를 통해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주도의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꾸준히 상향 조정된 미국 고용, 물가 상승 압력이 유로존보다 더욱 광범위하고 기조적이라는 점 등은 향후 글로벌 달러 강세의 압력을 더욱 강하게 나타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의 외환시장이 연초 이후 꾸준히 논의된 오미크론에 반응하고 있는데, 연초 백신 보급 이후 코로나 확산 국면에선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상승·강보합 흐름을 보였다. 결국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상반기 현재의 강한 흐름을 이어가다 하반기 들어 약세가 두드러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내년중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정도와 보건 이슈에 따른 위험선호심리의 회복 여부가 환율의 큰 줄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금리 인상이 폭이 예상보다 작거나 오미크론·팬데믹 등 보건이슈가 완화됨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될 경우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들어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속한 만큼,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의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달러화가 받는 강세 압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또한 공급병목 해소, 원자재가격 상승세 둔화, 전세계 서비스 부문 회복 시에는 그간의 달러 강세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강달러에 우호적 환경으로 상승 압력이 높겠지만, 하반기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하락 전환을 보일 것"이라면서 "하반기 이후 미국과 미국 외 국가 간 경기 격차가 줄고,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점차 환율에 반영돼 내년 1130~1210원을 오르내릴 전망이다. 유로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달러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 환율도 유로존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점차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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