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자결산②] 삼성-LG, 펜트업 줄고 신가전 늘었다···모바일은 희비교차
[2021 전자결산②] 삼성-LG, 펜트업 줄고 신가전 늘었다···모바일은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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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하반기엔 감소세···新·이색가전 출시, OLED 확대로 대응
삼성 '갤Z폴드·플립3' 흥행, 대중화 포석···LG 사업 철수, 미완의 롤러블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와 신발관리기 '슈드레서', LG전자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식물 생활가전 'LG 틔운'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와 신발관리기 '슈드레서', LG전자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식물 생활가전 'LG 틔운'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산업계는 물론 전자업계를 강타한 한 해였다. 

가전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펜트업 수요가 이어졌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생활가전을 홈 인테리어를 소품으로 활용하는 집 꾸미기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역대 최고 매출과 실적에 기여했다. 

삼성전자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상반기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도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전년 대비 각각 20~30% 성장을 이루며 26조3832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역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LG전자는 상반기 생활가전과 TV를 통해 2조28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도 21조57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까지 수혜를 누렸던 업계는 3분기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위드코로나 전환 분위기에 따라 보복소비 수요도 감소세를 보인 데다 물류 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쳤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익을 달성했던 상반기와 달리 3분기에는 예년과 비슷한 7600억원대로 떨어졌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H&A 사업본부가 5054억원, TV를 주력으로 하는 HE 사업본부가 20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반기보다 수익이 감소했다.

가전 내·외장에 두루 쓰이는 각종 원자재 가격을 보면 3분기 기준 철강은 전년 대비 24.6% 올랐고 레진(수지)은 21.2% 상승했다. 구리도 14.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구매가 급증하면서 물류비 부담도 더해졌다. LG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상,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H&A사업본부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당사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2% 정도의 물류비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전업계는 올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이색 가전을 선보이고 마케팅 다변화를 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에서는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와 신발관리기 '슈드레서'를, LG전자에서는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식물 생활가전 'LG 틔운' 등 이색 가전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케팅 방식도 기존 오프라인 판매방식에서 SNS와 라이브 커머스 등 온라인 방식을 활성화하며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 확대에 나섰다. 

(왼쪽부터) LG 올레드 TV,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 디스플레이' 구조. (사진=각 사)
(왼쪽부터) LG 올레드 TV,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 디스플레이' 구조. (사진=각 사)

TV 시장도 하반기 펜트업 수요 감소에 따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현실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TV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한 5039만8000대에 그쳤다. 글로벌 TV 시장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은 28.7%로 전분기 대비 0.5%포인트(p)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점유율은 18.4%로, 전분기 대비 0.4%p 줄었다.

전체 TV 시장은 부진했지만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견조했다. 옴디아는 올해 2000~2500달러(약 236만원~295만원) 가격대의 TV 매출이 올해 전체 시장에서 5.1%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3.9%에서 확대했다. 올 4분기에는 60인치 이상 제품이 전체 TV 시장에서 2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봤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확대도 눈에 띈다. 올해 옴디아는 OLED TV 시장 규모를 두 차례 상향했다. 상반기 580만대에서 지난 6월 610만대, 지난달에는 650만대로 조정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백색 OLED층 대신 청색 OLED층을 광원으로 하는 퀀텀닷(QD)-OLED을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이다.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LG전자는 내년 초 90인치대 ‘초대형’ OLED TV를 내세워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각 사)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 'CES 2021'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LG 롤러블' (사진=각 사)

모바일 부문에서는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지만 결과는 극명히 달랐다. 삼성 '폴더블(접는)'은 활짝 펼친 반면 LG '롤러블(돌돌 마는)'은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올해 본격적인 흥행가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Z플립3·폴드3는 출시 한 달여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사상 갤럭시노트10·갤럭시S8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글로벌 판매량도 출시 후 한 달간 20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폴더블폰 흥행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문은 매출 28조4200억원, 영업이익 3조3600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3분기까지 IM 사업부문 매출은 80조원대를 돌파했으며,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포석을 깐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4세대 제품에서 완전 대중화에 성공해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판매량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가전(CE)과 휴대폰(IM) 부문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통합하고, 삼성전자 DX 부문장(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 제품 강화는 물론 중국 영업망 보강에 나섰다.

LG전자는 26년간 이어왔던 모바일(MC)부문을 올해 7월 종료했다.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MC사업 사업종료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한지 3개월 만에 철수였다.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 세계 휴대폰 시장 3위의 메이저 업체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한 발 늦게 진입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2015년 2분기부터 철수 직전까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적자는 5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CES 2021'에서 첫 선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LG 롤러블’은 미완으로 남게 됐다. 업계에서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LG전자가 해당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완전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철수하면서 휴대폰 사업을 맡아온 MC사업본부 임직원 3000여명의 인력 재배치도 이뤄졌다. 1000여명 가량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전자 가전부문, LG유플러스 등에 새 둥지를 틀었고, 남은 인력은 전장과 로봇 등에 배치됐다.

LG전자는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도 지속해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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