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인 고용증가, 일자리 감소보다 소통직무 늘어"
한은 "외국인 고용증가, 일자리 감소보다 소통직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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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비중 1%p 늘 때 소통직무 공급 0.39%↑
"외국인-내국인, 대체 관계 아냐"···전체 숙련도↑
KB국민은행이 코엑스에서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외국인력 고용확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유입 증가가 내국인의 고용을 줄이지 않고, 되레 '직무특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분석은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사회적 통념과는 반대의 결과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경제연구'에 실린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생산인구는 줄고,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내국인 직무구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한은은 지난 2010~2015년중 외국인이 많이 유입된 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내국인의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의 상대공급이 증가했는지를 파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체직무란 몸을 많이 사용하는 조립, 단순노무 등에 종사하는 일자리를, 소통직무는 언어적 소통이 필요한 영업직과 같은 일자리를 뜻한다.

분석 결과, 외국인과 내국인이 언어능력·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의 차이로 인해 완전 대체재가 아닐 경우, 외국인 유입 증가에 따른 내국인의 고용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육체직무에서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의 노동공급이 증가할 때 내국인은 소통직무로 재배치되는 직무특화 효과가 발생했다.

실제로 지역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의 비중이 1%p 늘어날 때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의 상대공급은 0.3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국인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 육체직무 공급보다 더욱 많은 소통직무의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김혜진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외국인과 내국인의 숙련 수준은 평균적으로 완벽한 대체 관계가 아니며, 지역별 비교 시에도 외국인 유입이 많은 곳와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했을 때 내국인의 고용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외국인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육체직무에 상대적 우위를 가지는데, 외국인 유입 증가에 따라 내국인은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소통직무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성(0.229%)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성(0.552%)의 경우 외국인 유입 증가에 따른 소통직무에 미치는 효과가 전체와 비교해 더욱 강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이는 여성의 경우 근속연수가 남성에 비해 짧아 기업 특유의 인적 자본(각 회사별 고유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이 적고, 직무 전환 비용이 적게 드는 데서 기인한 것이란 설명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및 유럽 국가 등 전통적 이민자 수용 국가에서 발견됐던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내국인의 직무특화 현상이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나타난 결과"라며 "직무특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향상을 위한 재교육, 활발한 인력 재배치를 위한 매칭 효율성(고용주와 노동자 간) 향상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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