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은행주 고공행진···KB금융 '대장주' 재탈환
금리 상승기, 은행주 고공행진···KB금융 '대장주' 재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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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난 11일 장중 52주 신고가 기록
신한금융, 상대적으로 '저조'···경영진 고민↑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오랜 기간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은행주가 금리상승기를 타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코로나19 첫 해였던 2020년의 부진을 대부분 만회하면서 지난해에만 평균 23.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주 상승은 금리인상 등에 힘입은 결과지만 개별 금융회사의 주가흐름과 순위다툼을 살펴보면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띤다. 특히, 기업 주가는 경영진의 자존심과도 결부된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기업의 속내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23.37%였다. 전년도인 2020년에 주가가 -6.50%~-26.07%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금융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률이 30.52%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KB금융 26.27% △하나금융 21.88% △신한금융 14.82% 등을 기록했다.

은행주 상승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과 이날 종가를 비교한 결과 △KB금융(종가 61900원) 12.96% △신한금융(39750원) 8.02% △하나금융(46550원) 10.70% △우리금융(14900원) 17.32% 등으로 나란히 올랐다.

특히 우리금융의 상승세가 가팔랐는데, 최근 완전민영화에 성공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점이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그룹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장중 1만47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금리상승기를 맞아 은행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세 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의 실적 경신이 올해에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순이자마진(NIM) 상승폭과 예상보다 양호할 4분기 실적뿐 아니라 배당도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며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모멘텀까지 은행주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상당히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금융 대장주일 것 같았던 KB금융은 지난해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에 1위 자리를 내줬다가 지난 11일 다시 탈환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상장 첫날이던 지난해 8월 6일 카카오뱅크는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KB금융의 시가총액(시총)을 10조원 이상 따돌렸으나 현재는 2조2000억원 가량 뒤처져 있다.

당시 자산·순이익 규모가 월등히 높았음에도 시총에서 카카오뱅크에 뒤처졌던 금융그룹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올해 초 금융그룹 회장들의 신년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회장들은 한목소리로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현실에 쓴소리를 하며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카카오페이 등 연이은 그룹사 리스크에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이날 종가는 전일보다 50원(-0.10%) 하락한 4만9300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6.44% 떨어졌다.

그룹사 리스크와 더불어 대출총량 규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이중규제에 놓여있는 현실 등도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플랫폼 기반의 카카오뱅크가 테크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 네이버 등 테크주식의 주가 조정이 카카오뱅크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도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9년까지만 해도 KB금융과 대장주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현재는 시총 차액만 5조2000억원에 달한다. 시총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에도 뒤처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신한금융이 라임 등 각종 사모펀드 손실사태에 연루되면서 손실 인식액이 크게 불어났고, 그 여파가 주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신한금융 경영진들의 최대 고민이 바로 상대적으로 제자리 걸음인 주가"라며 "글로벌 PEF로부터 대규모 투자도 받고, 실적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성장 모멘텀을 가져오기 위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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