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마일리지·포인트 통합 조회' 추진···카드업계 '기대반 우려반'
與 '마일리지·포인트 통합 조회' 추진···카드업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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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미래경제위원회 '10대 도전 과제' 공약
소비자 편의 제고·데이터 경제 활성화 기대 '공감'
"부채로 잡혀 회계상 문제···계정관리 이슈 커질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미래경제위원회가 '10대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마일리지·포인트 통합 조회 시스템' 개발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방법과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카드사뿐 아니라 이동통신사·항공사 등 다양한 업종을 망라해 마일리지·포인트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사용기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이미 운영하고 있는 카드업계에서는 소비자 편의성 제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운영·책임 주체 선정, 관리비용 증가, 보안 이슈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포인트·마일리지 사용기한 없애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채 충담금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관측된다.

이광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미래경제위원장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인트·마일리지 통합조회 시스템 개발과 함께 포인트·마일리지가 이용자의 동의없이 소멸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관련 제도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경제위원회가 추산한 연간 발행 포인트·마일리지 규모는 4조원 수준이며 이 중 3000억원이 기한 만료를 이유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4조원은 카드사·이통사·공공기관 등 공식 집계가 가능한 곳만 합친 추산치로 백화점·네이버 등 공식 집계에 포함하지 않은 포인트까지 포함할 경우 연간 최대 2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업계는 "포인트·마일리지 통합 시스템이 새로 만들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경우 현금 못지않게 활용도가 높지만, 잔여 포인트 등을 몰라 사용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적잖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업카드사 포인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잠들어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2조원에 달했다. 

카드 포인트가 어디에 있고,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이용자들이 개발된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보다 편리하게 포인트를 관리할 수 있다. 가구점이 하나만 단독으로 있지 않고 가구 거리에 모여 장사를 해야 활발해지는 것처럼, 포인트도 한 곳에 모으면 비교·관리가 편해져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적인 준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개인정보활용, 보안 이슈 등은 풀어야 할 과제지만 시스템 구현은 당장 실현 가능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금융기관과 기업에 흩어져 있던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고, 통합 시스템 개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데이터경제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스템은 한번 만들어 놓으면 중간에 관리자 변경이 어려운 만큼 운영 주체와 책임 문제에 대해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업권별로 충분히 논의해 해결한다면, 통합조회 시스템 자체는 이용자와 기업 모두에게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포인트·마일리지 사용기한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사용기한은 통산 5년 정도로 잡고 있는데, 이와 같은 기한이 있어야 사실상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면계정이지만 포인트가 1원이라도 있다면 해당 계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회사들이 포인트를 회계상 부채로 잡고 있어 충당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마일리지도 충당금과 함께 회계 장부에서 부채로 잡히는 대표적인 요소다. 부채가 많으면 이자비용도 같이 증가한다는 부담도 있다.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포인트의 경우 대부분 카드사들이 1포인트를 1원의 가치로 측정하고 있는 반면 마일리지는 제휴처에 따라 방침이 달라 등가교환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용기한을 둘러싼 이해 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이를 관리하는 현업 부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담이 마케팅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포인트·마일리지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포인트·마일리지 사용기한을 무제한으로 늘리게 되면 회계 장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스크가 커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관련 사업을 축소시켜야 할 이유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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