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플랫폼 불공정 감시" vs 최태원 "탄력적 정책 운영"
조성욱 "플랫폼 불공정 감시" vs 최태원 "탄력적 정책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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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기업인들과 정책간담회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상의회관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초청해 개정 공정거래법에 관한 정책강연회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상의회관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초청해 개정 공정거래법에 관한 정책강연회를 개최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모빌리티, 온라인쇼핑 분야의 자사 우대 등 플랫폼 거래에서의 독점력 남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의 초청으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10개 주요 회원사 대표자와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디지털 경제의 혁신요인을 저해하는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새해를 맞아 공정위가 기업들에 올해 공정거래 정책 방향과 개정 공정거래법을 설명하고, 경제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하범종 LG 사장, 조현일 한화 사장 등 주요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거래 추진과제를 제시하며 "디지털 공정경제 구현으로 지속가능한 혁신기반 마련, 상생하는 시장 환경조성, 올바른 거래질서 정립 등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3대 핵심과제로는 ◇ 디지털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기본 규범 제도화 ◇ 대·중소기업간 자율적 상생문화 확산 및 취약계층 포용 기반 강화 ◇ 대기업집단 규율체계 합리성 제고 및 업그레이드된 규율 시장 안착 등이다.   

조 위원장은 먼저 "디지털 경제에서는 플랫폼의 다면적 구조 등으로 인해 경쟁 이슈, 갑을 이슈, 소비자 이슈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므로 유기적이고 정합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및 전자상거래법 개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어 "정책 환경 변화에 맞게 동일인의 정의·요건 규정, 동일인(총수) 관련자 범위 합리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기업집단 규율체계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겠다"고 언급했다.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및 벤처지주회사제도 안착을 위해선 "관계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며 "대기업들도 우수한 벤처기업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개최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개정 공정거래법 정책강연회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개최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개정 공정거래법 정책강연회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최태원 회장 바로 옆에 앉은 조 위원장은 공정위의 기업집단 정책을 소개하며 총수 일가 사익편취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해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8억원을 받았는데 공정위 제재 이후 조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달 4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이어 두 번째다.

조 위원장은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와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다"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부당 내부거래 제지하는 것이 공정위의 기업집단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의 직접 개입보다는 시장의 자율적 감시가 이뤄지는 기초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크다"며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이 기업집단을 궁극적으로 더 건전하게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기업 입장에서 공정위는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이자 '경제 검찰'"이라며 "기업들은 공정거래 정책에 관심 갖고 발생가능한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수 항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이 40년만에 전면개정돼서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 중요법안이 입법 추진중에 있다"면서 "오늘 강연회는 기업들에게 '공정거래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 넓히려 마련한 자리이지만 정책당국에게도 기업들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지금과 같이 세계적으로 산업과 시장판도가 급격하게 재편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세계시장의 공급자 되느냐, 수요자 되느냐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크게 엇갈릴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점이 없도록 공정거래 정책의 탄력적 운영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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