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은행 실적·소매판매 부진에 혼조···다우 0.56%↓나스닥 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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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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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가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대체로 부진하게 나오고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1.81p(0.56%) 하락한 35,911.8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2p(0.08%) 오른 4,662.8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6.94p(0.59%) 오른 14,893.75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인준 청문회 이후 연준이 올해 3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연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점진적 금리인상 시작 결정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통화완화를 줄이는 과정에서 다음 조치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매우 낮은수준에서 좀 더 정상적인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다는 분명한 신호들을 고려할 때 우리는 그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결정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윌리엄스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의 횟수나 첫 금리인상 시점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스 총재의 이날 언급은 파월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이번 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 필요성 등을 강조한 직후에 나왔다. 윌리엄스 총재의 '점진적 인상' 발언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나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다른 총재들이 3월 금리인상 시작과 연내 4회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데 비해 훨씬 신중한 기조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긴축 전환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연준 내부 인사는 아니지만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4분기 실적 발표 후 "내 견해로는 4번 이상의 금리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6번 또는 7번이 될 수도 있다"라며 파격적인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1.70% 수준에서 이날 1.79%까지 올랐다. 2년물 국채금리도 0.90%를 밑돌던 수준에서 0.96%까지 올랐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서 소비자들이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한 6천268억 달러로 집계됐다. 12월 소매판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시장 예상치 0.1% 감소보다 더 크게 줄었다. 11월 소매판매는 0.3% 증가에서 0.2% 증가로 수정됐으며, 10월에는 1.8%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은 전월보다 0.1% 줄어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증가를 하회했다. 이날 수치는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업재고(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1.3%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인 1.2% 증가를 소폭 웃돌았다.

올해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68.8로 전월의 70.6에서 하락했다. 오미크론 확산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소비 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장 전 발표된 은행들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는 모두 웃돌았으나 주가는 엇갈렸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은 3.33달러로 시장의 예상치인 3.01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4%가량 줄었다.

씨티그룹의 4분기 순이익도 주당 1.46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1.39달러를 웃돌았으나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6% 줄어든 것이다.

웰스파고의 4분기 순이익은 1.15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13달러를 웃돌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6% 늘었다. JP모건과 씨티그룹의 주가는 각각 6%, 1% 이상 하락했고, 웰스파고의 주가는 3% 이상 상승했다.

이날 은행 실적과 관련해 월가에서는 비용 압박이 은행은 물론 기업 전반의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RBC 캐피털 마켓의 제러드캐시디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비용 증가라는 이슈가 갑자기 부각됐다"면서 "웰스파고와 JP모간의 수치에서 이러한 우려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웰스파고는 이미 비용 절감 계획을 내놨으며 이것이 오늘 다른 경쟁업체 대비 강세를 보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에너지, 기술, 통신 관련주가 올랐고, 부동산, 금융, 자재,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이 긴축 우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금리 상승 압박에 성장주들이 고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리샤 레빈 주식 및 자본시장 자문 담당 팀장은 "더 매파적인 연준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1주일이 아닌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난주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번 분기에 대체로 기술주와 성장주에 더 큰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기는 수익률 상승, 금리 상승, 경기변동주의 아웃퍼폼(시장대비 높은 성과)이 예상된다. 장기 듀레이션 주식인 성장주는 어려운 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12p(5.51%) 하락한 19.1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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