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긴축 우려에 달러 강세 확대···FOMC전 상방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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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신냉전發 유가 변동 확대
무역수지 2개월 적자 전망 등 달러 강세 재료
'LG엔솔 IPO' 외국인 청약수요, 상단 제한 요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7~21일) 원·달러 환율은 1180원 후반에서 1200원 사이 등락 속 상승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내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다소 소강 흐름을 보일 수도 있지만, 기조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 아울러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및 대내 펀더멘털 이슈 등의 재료들도 글로벌 강(强)달러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4일 1187.3원)보다 5.4원 오른 1192.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 주말간 2.7원 갭업한 1190.0원으로 개장해 빠르게 오름세를 이어갔다. 개장한 지 1시간여 만에 1193원도 돌파한 뒤 오후중 1191원 후반과 1192원 후반을 사이로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주 환율은 빨라진 미국 통화긴축 행보에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 등이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의 흐름 재개, '리스크온(위험자산선호)' 심리 훼손, 역외 숏커버 등의 여파로 1190원대를 회복했다.

무엇보다 주말간 미국 연준 안팎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 및 전망이 감지됐고, 글로벌 달러는 다시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연준 내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4일 "다음 조치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매우 낮은 수준에서 더욱 정상적인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역시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올해 6~7회의 금리 인상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매파적 분위기가 이어지자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4일 1.70% 수준에서 이날 1.79%까지 올랐다. 10년물 외에도 2년물, 3년물, 5년물,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모두 전거래일보다 3~7.5% 올라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역외거래시장에서 주말간 한 때 94선 중반까지도 레벨을 낮췄지만, 이날 95.2대를 등락 중이다. 최근 양적긴축(QT)까지 꺼내든 연준은 내주 열릴 FOMC에서도 매파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연준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할 때 단기간 하락 국면의 전환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역내외 롱플레이 재개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제공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군사적 충돌 우려 확대 등 우크라이나발(發) 신냉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향후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1.70달러(2.07%) 오른 배럴당 83.82달러에 마감했다. 3월물 브렌트유도 1.5달러(1.9%) 오른 배럴당 85.06달러로, 2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더욱이 관련 이슈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상승도 더욱 높은 원유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요인 및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대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 성적표에도 20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가격 부담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적자를 보인 것이다. 이달 1~10일의 무역수지도 수입 급증에 따른 적자도 50억달러에 육박했다. 에너지류 가격이 재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털의 약화는 외화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원화 약세·달러 강세를 부추길 재료로 보인다.

코스피는 이날 1.09% 하락한 2890.10에 마감하면서 2900선을 하회했다. 주식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셀코리아(한국주식 매도)'가 확대됐고, 환율도 함께 끌어올린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72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연준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 흐름이 이미 시장 참여자들에게 익숙하다는 점에선 추가적인 달러 강세도 제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정점을 통과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 약세폭이 두드러졌다는 점도 하방 압력 요인이다.

수급에선 1190원대 초중반 구간에 포진해 있는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함께 설 연휴 전 수출 업체들의 물량까지 맞물리며 환율 상단을 제한했다. 또한 오는 18~19일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국인의 원화 환전 수요 역시 상단 제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1월 FOMC회의를 앞둔 경계감 등으로 긴축리스크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 상황과 국내 수급 상황이 이번 주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내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간 코로나 주요 출몰 지역이었던 뉴욕주 및 영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 이번 주 주요국 확산 추이가 진정되는 정도에 따라 달러화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외 변수 중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GDP) 발표다. 4분기 GDP성장률 내용과 이에 대한 중국의 부양정책 가시화 여부는 위안화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증시 흐름에 따른 외국인 매매 추이와 더불어 단기적 LG에너지솔루션 청약과 관련해 외국인 수급도 원·달러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83~1196원

지난해말부터 이미 시장은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익숙하다. 최근 연준의 긴축 재료에도 추가 달러 강세는 제한되고 있다. 원화 역시 약세폭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달러 순공급 상의 이유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12월 한국 무역수지가 6억달러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1월까지는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 압력이 이어지겠으나, 이는 기조적 요인이 아닌 계절적 요인으로 판단된다.

연말을 제외하면 1분기말~2분기초 계절적으로 수출금액이 증가하는 시기며, 무역수지 흑자도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 12월에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는 봄으로 갈수록 회복될 전망이며, 오는 4~5월로 갈수록 대내 달러 순공급 상황도 회복돼 원화 약세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1분기 말~2분기 초 순화적인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경우 해당 시기를 달러 매수의 적기로 볼 수 있다. 길게 보면 대내 달러순공급이 고점을 통과한 모습이며, 장기적으로는 원화 약세를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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