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초읽기 컬리, 적정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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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 몸값 4조원·누적 투자유치 9000억원 넘어···적자 행진·과점주주 구조 우려
컬리 로고 (사진=컬리)
마켓컬리 로고 (사진=컬리)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컬리가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과점주주 우려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컬리는 4~5월께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컬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주간사로 선정한 바 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254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유치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컬리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9000억원을 넘어섰다. 

재계에서 컬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혼재한 상황이다. 컬리가 이번 프리IPO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은 그간 받아온 투자 중 가장 큰 규모인 셈이다. 무엇보다 컬리는 프리 IPO를 통해 기업가치로 4조원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선 컬리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컬리도 IPO를 앞두고 주력 사업인 새벽배송 대상 지역을 넓히고 있다. 컬리는 기존에  서울과 수도권 배송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충청권, 대구, 부산, 울산에서도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물류센터를 확충했다. 지난해 3월에는 김포에 300억원 규모의 신선물류센터를 열었다. 현재 컬리의 물류센터는 송파·김포·화도·죽전 등 4곳에 있다.

컬리는 연 평균 100% 이상 매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컬리의 2020년 매출액은 9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7% 폭증했다. 이에 앞선 2019년에도 매출액 4259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171% 뛰었다.

컬리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라붙고 있다. 컬리는 지난 2014년 설립 후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컬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은 △2018년 336억원 △2019년 1012억원 △2020년 1162억원을 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2020년 기준 영업손실은 약 15% 가량 늘어났지만, 매출은 2배 가량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영업손실을 최소화한 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지 3년이 넘었다는 것이 컬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에서 변동비를 제외하고 남은 이익이다. 

컬리 관계자는 "영업손실은 적극적인 선투자·규모 확대로 인해 발생하고 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지 3년이 넘었다"며 "당장의 흑자보다는 마켓컬리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일부 영업손실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업손실은 계획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덧붙였다.

컬리는 2020년도에는 자산규모 5870억원에 결손금 554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컬리 관계자는 "과거 회계장부상 우선주 등이 평가손실로 반영되며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인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12월에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컬리의 과점주주 구조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컬리의 지분율은 2020년말 기준 미국 세콰이어캐피탈(SCC Growth IV Holdco H, Ltd., SCC Growth V Holdco H, Ltd.)이 13.84%를 갖고 있다. 이밖에 중국 글로벌 투자전문회사 힐하우스캐피탈(HH SUM-XI Holdings Limited) 12.03%, 실리콘밸리 대형 투자사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 Global VII, L.P.) 10.69%, 홍콩계 아스펙스 캐피탈(Aspex Master Fund) 7.60%을 갖고 있다.

반면 컬리의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 지분은 2018년 27.94%에서 2020년 6.67%로 떨어졌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를 유치한 만큼 현재 지분율 희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상장 후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도 점쳐진다.

컬리 관계자는 "투자사들은 김슬아 대표의 성과를 보고 투자한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경영에 간섭보다는 김슬아 대표의 경영 능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분율과 별개로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주요 주주들과 공동의결권 행사 협약 체결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낮은 지분율은 향후 사업을 운영할 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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