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군산공장 직원 사망건 송구"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군산공장 직원 사망건 송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년간 직장내 괴롭힘 시달려···끝내 생 마감
박준두 대표·김기현 이사 '책임론' 자진 사퇴
무관용 정책·소통창구 강화···내부 시스템 전면 개정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사진=세아베스틸)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사진=세아베스틸)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산공장 직원 사망사고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며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 시행 등을 통해 내부 시스템을 전면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해당 사건으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총괄책임자인 박준두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김기현 이사는 이날 자진 사퇴했다.

김 대표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회사 내에서의 괴롭힘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저희 직원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살아가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근무하던 A(36)씨는 6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끝에 지난 2018년 11월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장 앞 자취방을 다녀온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긴 지 3일 만에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25분 분량의 영상과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유서가 저장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발가벗은 채 가랑이만 손으로 가리게 했다', '볼 뽀뽀를 시켰다', '귀에 체운계를 강제로 꽂았다' 등 6년간 괴롭힘을 당했던 일들이 상세히 기록돼있었다.

노무법인은 가해자에게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로 가해자 2명은 각각 정직 3개월, 2개월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경영진 모두는 본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모든 반성과 되돌림의 출발점은 회사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관련자 처분은 인사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명명백백히 밝혀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자 유가족분들 또한 가장 바라시는 바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아베스틸은 회사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세웠다. 기업의 원칙을 재확립하고 사규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 시스템 등을 전면 개정해 철저히 원칙을 지켜나가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양심선언 등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나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목격하거나 직장 생활에서의 괴로움을 느낄 때 '회사가 구성원을 지켜줄 것'이라는 안심감을 느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한번 이번 일로 실망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