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익 정점 찍고 본격 내리막···실적 방어 '안간힘'
증권사, 이익 정점 찍고 본격 내리막···실적 방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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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NH 등 영업익 1조 고지···현대차·KTB도 역대급 실적
연초 증시 급격 위축···IB·WM 주력, 브로커리지 부진 상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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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규모 막론하고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기업금융(IB)을 위시한 다방면에서 괄목한 성과를 시현한 덕분이다. 하지만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인데, '1월 효과'가 무색한 급락장으로 실적 감익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강점에 주력해 실적 방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4858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어섰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외 수수료 수입 지속 증가와 IB 딜의 성공적 수행, 해외법인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에 주효했다.

자기자본 2위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2% 증가한 1조3167억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익 1조 고지를 밟았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금융지주(1조4991억원)와 삼성증권(1조2635억원), 키움증권(1조1160억원)도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메리츠증권(9489억)은 1조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중형 증권사들도 역대급 실적 행진을 벌였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1565억원으로 사상 첫 1500원대를 넘어섰고, 당기순이익도 40% 늘어난 1177억원을 기록했다. KTB투자증권 도 영업이익 1433억원, 당기순이익 1741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모두 IB 부문의 선전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다수 증권사가 코로나19 국면에서 2년째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이를 정점으로 올해부터 본격 감익 추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증시가 올해 들어 급격히 위축되면서 역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미국발(發)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악재들이 겹치면서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2.1%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큰 낙폭이다. 증시가 휘청이면서 '동학개미'들의 이탈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1월 26억원대에 달했던 것에 비해 60% 이상 쪼그라들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에 대한 부담과 거래대금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주가 흐름, 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함에 따라 증권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Overweight'(비중확대)에서 'Neutral'(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낮춘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과 증시 부진 등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면서 증권 업황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마다 실적 방어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말 단행한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금융산업에 대응하는 한편, 디지털과 IB, 자산관리(WM) 등에 주력해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신규 팀장과 지점장 10명 중 3명을 1980년생으로 꾸리는 성과 중심 '젊은 인사'를 실시했다. 비전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젊고 역동성 있는 방향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다. 신한금융투자는 성과가 탁월한 신임 상무보의 33.3%를 여성으로 전진 배치했다.

고객 확보와 높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디지털과 자산관리 부문에 공들인 점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 영업채널을 PB·WM·나무 등 3개로 채널로 전문화했다. 타깃 고객에 적합한 서비스와 가격 체계를 제공하고 영업역량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WM부문을 강화하고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조직을 정비하는 등 시장 상황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 디지털 관련 ICT그룹을 설치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전통적 수익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IB부문에 힘을 싣기 위해 관련 부서를 확충, 기능을 강화한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가 예상을 뛰어넘는 극심한 부침을 겪으면서 각 사업부가 분주해졌다"면서 "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디지털 부문에 집중해 고객을 보다 많이 확보하고, IB와 WM 부문을 더욱 강화해 브로커리지 부진을 만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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