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HDC현산, 관양현대에 파격 제안···인근 수주단지 반발
'벼랑 끝' HDC현산, 관양현대에 파격 제안···인근 수주단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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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신뢰 회복 위해 2조 사업비 조달 등 파격 조건 제시
인근 수주 사업지들 차별에 반발 '시공사 퇴출' 요구까지도
뉴타운삼호 단지 내 상가 건물 곳곳에 현대산업개발 퇴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제욱 기자)
안양 뉴타운삼호 단지 내 상가 건물 곳곳에 현대산업개발 퇴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새 사업을 따내려다 기존 수주한 사업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단지에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하자, 인근 단지에서는 '안전성 우려'에 더불어 사업 조건에 대한 차별 등을 거론하며 시공사 해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가 다음 달 5일 정해질 예정이다. 현재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2개사가 입찰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잇따른 안전사고로 관양현대 조합원들 사이에서 여론이 악화되자,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해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될 시, 조합에 내건 약속 이행 여부에 따라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를 받을 계획이다. 이러한 제안은 정비업계에서 처음 있는 것으로, 절차 이행에 따른 비용도 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한다. 

또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2조원의 자금을 사업추진비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0%에 가까운 이주비를 보장한 것이다. 특히, 안양 최고 시세(3.3㎡당 4800만원)를 기준으로 조합에서 결정하는 일반분양가 100% 반영 및 미분양 발생 시 대물변제를 통해 조합원들의 이익도 보장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제안에 현대산업개발이 이미 수주한 인근 단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의 조합원들은 광주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한 상황에서, 인근 단지에 비교적 좋은 사업 조건들이 제시되자 '시공사 해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해당 조합은 지난 2016년 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뉴타운삼호 조합원 A씨는 "두 번이나 잇따라 대형 사고를 낸 건설사와 어떻게 함께 갈 수 있겠느냐"며 "안전도 우려되지만, 재산 가치 하락 등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당연히 시공사 계약 해지가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미분양이 나면 우리는 조합원 책임이고, 저쪽 단지는 자기들이 책임지고 대물변제 통해서 조합원 이익을 보장해준다니 엄연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 B씨도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 등 많은 우려가 있어 조합이 현대산업개발에 문의를 했지만 형식적인 내용의 답변만 보내왔다"며 "저쪽 단지에는 화려한 조건들을 제시하기 바쁘고, 여기는 '다 잡은 물고기'라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조합원 C씨는 "공개 토론회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더 나은 조건이나 제안 등을 우리 사업에 제시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열린 뉴타운삼호 재건축조합 이사회 회의록. (자료=뉴타운삼호 재건축조합)
지난 25일 열린 뉴타운삼호 재건축조합 이사회 회의록. (자료=뉴타운삼호 재건축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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