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볼썽사나운 BBQ vs bhc '치킨 전쟁'
[데스크 칼럼] 볼썽사나운 BBQ vs bhc '치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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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큐(BBQ)치킨과 비에이치씨(bhc)치킨의 자존심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교촌에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3위인 BBQ와 bhc는 볼썽사나울 만큼 원수처럼 싸우고 있다. 언론에선 BBQ와 bhc의 다툼을 '치킨 전쟁'이라 부른다. 

BBQ와 bhc는 과거 '한 지붕 두 가족'이었다. 2004년 BBQ가 30억원을 들여 bhc(당시 별하나치킨)를 품에 안았다. 두 치킨 프랜차이즈는 2013년 BBQ가 1200억원을 받고 외국계 사모펀드에 bhc를 팔 때까지 한 식구인 듯 보였다. 

그러나 BBQ가 bhc를 매각한 직후 치킨 전쟁이 벌어졌다. 2013년 BBQ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bhc 연구소장을 고소하면서 시작된 소송전은 2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bhc는 "8년간 이어지고 있는 BBQ와의 법정 다툼이 21건"이라고 설명했다. 

bhc는 지난해 10월까지 마무리된 BBQ와의 법정 다툼 18건 가운데 17건을 승소하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3건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21건에 달하는 소송 가운데 BBQ가 제기한 게 17건"이며 "현재 진행 중인 2건과 (bhc가 패한) 토지 관련 1건을 제외하고 중요한 사건은 모두 BBQ가 패했다"고 덧붙였다. 

BBQ 입장은 다르다. BBQ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6부에서 2017년 4월 bhc가 BBQ를 상대로 제기한 약 2400억원 규모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 판결에서 bhc가 주장한 손해액 중 4%(99억원)만 인정하고 나머지 전부를 기각했다"며, "소송비용은 원고(bhc)가 90% 부담하는 것으로 선고했는데,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BBQ가 완승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BBQ는 "지난해 1월 상품공급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재판부는 전체 계약 기간을 15년으로 보고, 손해배상금액을 산정했으나,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상품공급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BBQ가 최소한 추가 5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되돌려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밋빛 바람을 드러냈다. 

한 지붕 두 가족에서 앙숙 관계로 바뀐 BBQ와 bhc가 법정 다툼을 두고 '제 논에 물 대기' 식 주장을 펼치는 셈이다. BBQ와 bhc의 치킨 전쟁은 앞으로도 오래갈 거 같다. 현재 진행 중인 법정 다툼이 마무리되더라도 또 다른 소송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BBQ와 bhc가 벌이는 법정 다툼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사람 간 불신처럼 여겨진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은 쉽게 풀어지기 어려운 법인데,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윤홍근 BBQ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 간 갈등의 골이 깊어 보인다. 

bhc 쪽은 "2018년까지 (BBQ가) 박현종 회장 외 40명에 이르는 bhc 임직원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5건 고소했지만 검찰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BBQ에 대해 향후 단호하게 법적으로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BQ 법률대리인은 "현재 박현종 회장이 BBQ 전산망에 무단 침입한 행위에 대해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힌다면,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BBQ와 bhc는 앞으로도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BBQ와 bhc가 치킨 전쟁을 벌이는 사이 애꿎은 가맹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BBQ와 bhc는 각각 1500곳이 넘는 가맹점을 두고 있다. 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임원들은 자존심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끝까지 가보자고 여길 테지만,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은 가족을 위해 조용하게 장사하길 바랄 가능성이 높다. 가맹점주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BBQ와 bhc 수장들이 갈등 해소방안을 찾아보길 권한다.  

이주현 생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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