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73번 언급한 FOMC 의사록···연준, 조기 긴축 재확인
'인플레' 73번 언급한 FOMC 의사록···연준, 조기 긴축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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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지속에 우려↑···8.9조달러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
年 7회 금리인상 가능성···시장 "최악의 시나리오 피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보다 빠른 통화긴축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했다. 고(高)물가 상황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웃돌면서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양적긴축(QT)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의사록 공개에도, 금융시장은 안도했다. "예상을 웃돈 결과는 아니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총 73차례나 등장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기대한 만큼 내려가지 않는다면 현재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정책적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고 지속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7%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의사록 공개 직전 발표된 생산자물가(전년대비 9.7%)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가볍게 웃돌고 있는 수준이다.

또한 다수의 FOMC 위원들은 "지난 2015년 이후 기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인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면서 "느슨한 통화 정책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마무리되는 오는 3월 동시에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의중을 내비친 바 있으며, 시장은 더 나아가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이나, 연 7회의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강한 긴축 카드로 꼽히는 QT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현재 연준의 보유 자산이 너무 많다"며 "상당한 규모의 축소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 확인됐다. 현재 연준의 자산은 지난 2020년 1월 4조100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을 막기 위한 유동성 공급에 현재 9조달러까지 급증한 상태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자산을 5000억달러 축소할 경우 금리 0.25%p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했다.

CNBC 등 외신들은 현재 만기가 되는 채권 수익금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연준이 자산을 축소해 나가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위원은 주택저당증권(MBS)을 적극적으로 매각해 미 국채만 보유할 것을 주장했다.

이날 의사록은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욱 강하고 빠를 것임을 재확인했지만, 시장에선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0.5%p 금리인상 가능성 혹은 보유 채권 매각 시작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 의견이 부족한 사실을 고려할 때, 이번 의사록 내용은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뉴욕증시도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동유럽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약세를 보인 뒤, 연준 의사록 이후 반등했다.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9% 오른 4475.01에 장을 마쳤다. 이에 반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6% 하락한 3만4934.27에, 나스닥지수는 0.11% 떨어진 1만4124.09로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5.33% 내린 24.33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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