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문제···'친환경' 옷 갈아입는 정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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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원료 윤활유···화석연료 대신 전기 충전
"언제까지 기름만 팔고 있을 수는 없다" 위기감
한 운전자가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한 운전자가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유업계가 식물을 원료로 한 윤활유를 출시하고, 화석연료 대신 전기와 수소를 충전하는 등 생존을 위해 '친환경' 옷을 입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야자·코코넛·콩 등 식물을 원료로 한 윤활기유 제품을 출시했다. 원료가 되는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흡수되는 이산화탄소가 윤활기유를 생산하면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아 오히려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미 시장에는 식물 등을 원료로 한 '바이오 디젤' 제품이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생산 단가가 화석연료인 원유로 제품을 만들 때보다 훨씬 비싸고, 반대로 에너지 효율은 낮아 기존 체품을 완전히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현재 '경유'에 3.5%만 섞어 쓰고 있다.

반면 윤활기유의 경우 기계 장치의 성능 보전이 목적인 만큼 소모량이 많지 않아, 물성 등 품질만 충족한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 가능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식물 원료 윤활기유는 1㎏을 생산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0.51㎏이 감소한다"며 "앞으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탄소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본업인 기름을 파는 대신 전기를 판매하겠다고 앞장서기도 했다.

SK에너지는 SK 간판을 단 전국 3000여개 주유소에 태양광 패널과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전기차와 인근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원전 1기 규모의 발전량(약 1GW)을 주유소가 대체하게 된다. 이로 인해 발전소를 짓기 위해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각 지역의 전력 자급률도 높일 수 있다. 향후 전기차가 급증하더라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SK에너지는 이 사업을 주유소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화석연료 차량이 줄어들텐데 언제까지 기름만 팔고 있을 수는 없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가장 빠르게 이끌 수 있는 에너지 전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 중에는 처음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친환경 납사를 생산해 국제 인증인 'ISCC PLUS(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를 취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인증을 위해 납사 제조과정 외에 폐플라스틱 조각을 열분해유로 만드는 과정과 생산한 납사를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친환경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ISCC PLUS는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친환경성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인증"이라며 "ESG 경영의 일환으로 탄소배출 저감과 국내 폐플라스틱 문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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