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일단 동결···10년 만에 3%대 물가상승률 전망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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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發 파급효과 점검···"여전히 완화적 수준"
'연말 1.75~2.00%' 시장 예상치에 "합리적인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대내외 여건이 급변하는 가운데 그간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이처럼 높아진 물가상승압력에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강력히 시사했다. 시장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2.00%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것과 관련해 한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 회복세 지속에도 인플레 우려↑···2%→3.1% 대폭 상향 전망

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은 지난 11월(0.75%→1.00%)과 1월(1.00%→1.25%) 2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이뤄진 결정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연속 금리인상이 이뤄진 데 따른 파급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다. 이 총재는 "그간 세 차례 선제적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지금 시점에선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대외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대내외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고용과 소비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국내 경제도 코로나 재확산을 뚫고 회복세를 유지했다. 다만,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확대됐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대에서 3.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공급 외 수요 측면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상당하고,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확대되면 장기화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더해 국제유가·원자재가격의 오름세가 커질 수 있다"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상황은 향후 국내 물가상승압력 변화에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금리 1.5% 인상해도 긴축 아냐···인상 필요성 더 커질 것"

다만, 높은 물가상승압력에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은 3%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통화정책 운용에 고려해야 할 어려움이 많지만, 이런 변화가 국내 경기 흐름을 크게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에 있다는 우려 역시 경기침체 상황을 전제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출 호조, 소비 기조 회복 등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렇듯 견실한 경제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한은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1.75%에서 2.00%에 이를 것이란 시장의 전망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으로 해본다면 시장의 기대는 합리적인 경제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을 전하자면 성장이 예상한 흐름대로 간다면 물가 오름세가 높고, 금융불균형의 위험도 상당하기 때문에 완화 정도는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실질중립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여러 지표들을 확인해 볼 때 여전히 우리 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며, 한 차례 금리를 올린 1.5% 수준도 긴축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국고채 단순매입 계획에 관련해서는 "올해 들어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뛰었는데, 그 요인을 보면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바뀜에 따른 것과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등의 영향"이라면서 "또 단순매입은 기조적 흐름을 바꾸려는 것이 아닌 외부 충격으로부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금융불안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했을 때 적시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한국이 기축통화 대열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 아무리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정치 이슈화된 사안"이라면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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