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직격탄, 韓금융시장 '휘청'···주식↓·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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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2~3%대 급락···外人·기관 1.1조 '팔자'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亞주요국 증시 동반 급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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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2~3%대 급락하며 하루 새 시총이 68조원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도 8원 이상 치솟으며 단숨에 1200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70.73p(2.60%) 내린 2648.80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다. 전날보다 30.25p(1.11%) 내린 2689.29에 출발한 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진 오후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지며 2650선마저 붕괴됐다. 이날 코스피시장 시총은 2082조원으로, 전날(2137조원)에서 무려 55조원 급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며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돈바스의) 주민 보호"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사는 즉각 무기를 내려놓고 귀가하라고 경고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증시가 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에 부진하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했고, 장중엔 푸틴의 군사작전 선포 소식과 사태 격화 관련 뉴스들에 악영향을 받으며 낙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물리적 충돌에 국내 외 아시아도 위험 자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조정받고 있다"면서 "전쟁 이슈는 예측을 벗어난 범주인 만큼 뉴스플로우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주체별로 닷새 연속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6882억원, 기관이 485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1133억원어치 사들이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3514억77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크게 휘청였다. 홍콩항셍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749.36p(3.17%) 급락한 2만2910.92로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2.55%), 중국상해종합지수(-2.06%), 일본 닛케이225지수(-1.8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2.05%)가 닷새째 하락세를 지속했고, LG에너지솔루션(-5.77%), SK하이닉스(-4.67%), 삼성바이오로직스(-1.17%), NAVER(-2.10%), 카카오(-2.81%), LG화학(-6.79%), 현대차(-4.16%), 삼성SDI(-6.01%)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동반 부진하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97곳)이 상승 종목(106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7곳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12p(3.32%) 내린 848.21로 장을 마쳤다. 전장보다 8.09p(0.92%) 하락한 869.24에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낙폭을 단숨에 3% 이상 확대하며 850선마저 내줬다. 이날 코스닥시장 시총은 372조원으로, 전날 385조원에서 약 13조원 감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3.98%)를 필두로 에코프로비엠(-5.76%), 엘앤에프(-6.05%), 펄어비스(-2.40%), 카카오게임즈(-4.30%), 위메이드(-3.51%), HLB(-3.51%), 셀트리온제약(-3.30%), CJ ENM(-2.32%), 천보(-5.70%) 등 시총 상위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13거래일 만에 1200원을 웃돌았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1193.6원)보다 8.8원 올라선 1202.4원으로마감했다. 1.5원 올라선 1195.1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줄곧 오름세를 키웠으며, 오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소식에 장중 1203.5원까지 뛰기도 했다. 장중 고점·종가 모두 지난 2월3일(1206.9원, 1206.4원) 이후 가장 높았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를 더욱 부추긴 것"이라며 "과거 이라크 침공 때를 보면 개전 후 위험자산이 되레 오르는 등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공격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밤 확전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1207원의 직전 고점을 넘어서는 경우 1215원까지도 상향 돌파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금융당국에선 이런 시도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7일 첫 포격 이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으로, 내주 리스크오프 심리도 안정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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