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우크라 사태 후폭풍에 환시 '요동'···파월 증언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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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충돌 불확실성 해소→對러 금융 제재 리스크↑
에너지·원자재값 급등 전망···원·달러 환율 상승압력↑
경기침체 속 인플레 우려도···美연준 긴축속도 늦출까
러시아 전차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전차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월28일~3월4일) 외환시장은 지난주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 예상된다. 지난주 전쟁 불안 심리가 잦아들며 금융시장 내 변동폭은 제한됐으나, '핵무기급' 러시아 금융 제재에 시장의 위기감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동유럽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통해 어떤 포워드가이던스(기준금리 정책 방향을 미리 암시해주는 것)를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46분 기준 전거래일(1201.6원) 대비 4.0원 높은 1205.6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4원 갭업한 1204.0원으로 장을 개장한 뒤 오전 내 빠르게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주중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수위가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 정도의 수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완화됐다. 이에 환율은 지난주 끝으로 1200원대에서도 내려온 1190원대 횡보를 보이기도 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주말 중 96선으로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간밤 러시아를 향한 강력한 금융 제재에 외환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일부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한다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금융 핵무기'로 불리는 스위프트 제재는 이란과 북한에 적용했던 매우 강력한 금융 제재 수단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 보유고 접근도 제한되며, 일본도 푸틴 대통령 및 러시아 고위관계자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 조치에 합류했다.

스위프트 제재는 원유를 비롯한 러시아의 원자재 수출을 비롯해 러시아와 거래하는 다른 기업들과 천연가스 시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곧 국제유가 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연결되며, 인플레이션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킬 재료다. 당장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국제유가가 재차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배럴당 15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랜트소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이 최악의 시기에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의 불을 더욱 지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가격 변동에 취약한 원유순수입국들의 경우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때 대내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달러 유동성이 약해질 수 있다. 또한 속전속결로 끝내고자 했던 러시아가 예상보다 거센 우크라이나의 저항 탓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전쟁 국면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런 재료들은 결국 환율 상승으로 연결되는 재료들이다.

다만, 급격한 변동성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전제조건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만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환율 상단을 경직시켰으며, 연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 및 당국 개입 경계감도 상단을 무겁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더욱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동유럽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강해졌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목격한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경기침체 속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은 이번 주 파월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3일 하원과 상원에서 통화정책 증언에 나선다. 오는 3월 중순으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내달 1일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발표를 시작으로 호주 중앙은행(RBA) 금리결정,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잠정), 유럽 소비자물가지수(CPI, 2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동, 4일 미 비농업 고용지표(2월)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도 달러화 강세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또 다른 상황인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와 이에 따른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차단 등 잠재 리스크가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는 이번 주에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블랙홀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일희일비하는 장세를 이어갈 공산이 높다. 다행이라면 주가 반등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흥국(이머징) 신용스프레드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점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이머징 신용스프레드 안정 여부를 추가로 확인해 볼 시점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93~1206원

연준의 긴축 우려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미국 외 지역 통화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경계감 및 안전자산 선호 등에 따라 글로벌 달러 강세의 견조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은 결국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에 있다. 과거 유동성 국면을 참고하면 통화가치 차별화는 경상수지 수준이 결정했는데, 지난 2009년 이후 국제유가가 3분기 이상 연속으로 상승한 시기에 대만, 한국보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만성적인 경상적자국의 통화가치 약세폭이 더욱 크게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로 보면 경상수지가 개선된 국가의 통화가치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해 태국과 터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흥국 경상수지는 개선됐다는 점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이머징 통화 변동성도 과거와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실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달러화 역시 출렁이듯 보였다. 그러나 전쟁 불확실성 공포가 해소됐다는 시각과 함께 미국의 대러 제재 수위가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 정도의 수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리스크오프 심리가 달러화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번 주(28~4일) 원·달러 환율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일부 완화됨에 달러화 강세이 제한될 수 있다. 단 에너지 관련 잠재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작은 뉴스에도 적지 않은 변동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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