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컬리·바로고, 초록마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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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점포 장악력·친환경 경쟁력 시너지 기대
초록마을 매장 전경 (사진=초록마을)
초록마을 매장 전경 (사진=초록마을)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체 초록마을 경영권 인수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상홀딩스가 자회사 초록마을 경영권 매각을 위해 입찰 절차를 밟고 있다. 이마트, 컬리, 바로고, 정육각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상홀딩스는 초록마을의 투자 유치 규모나 종류를 확정 짓지 않았다. 다만 전략적 파트너십, 경영권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들과 협상을 거쳐 조만간 본 계약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록마을은 1999년 12월 22일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지분 49.1%를 보유한 대상홀딩스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및 대상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 전무가 각각 지분을 30.17%, 20.31% 씩 갖고 있다. 

초록마을은 한 때 웰빙 열풍에 힘입어 성장하다 온라인 채널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째 만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초록마을의 영업손실은 △2018년 43억원 △2019년 49억원 △2020년 33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2018년 39억원 △2019년 51억원 △2020년 38억원을 냈다.

다만 초록마을은 전국 470여개 직영·가맹점을 보유한 점은 높게 평가된다. 기업들이 초록마을 인수전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오프라인 장악력을 높이고 퀵커머스(즉시배송서비스)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본업과의 시너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계열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초록마을을 인수해 외형 확장을 꾀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신선식품까지 취급할 수 있게 돼 식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앞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스피드 e장보기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SSM은 대형마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빠른 배송이 가능해서 퀵커머스에 더 적합하다. 

배달 플랫폼 바로고도 초록마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송 인프라에 초록마을 매장을 거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미 바로고는 지난해 8월 자체 배달 플랫폼 텐고를 출시해 10분 안에 식료품·생필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배달대행을 넘어 퀵커머스 사업으로 뻗어나가려는 구상이다.

이밖에 축산물 스타트업인 정육각도 오프라인 매장 확보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전했다. 향후 초록마을을 인수하면 기존 온라인·축산물 중심의 사업에서 오프라인·신선식품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컬리도 초록마을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컬리가 초록마을 인수 시 기존에 해오던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사업에서 초록마을의 오프라인 매장까지 소유해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연계) 유통망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컬리는 직매입(1P) 장보기 기업이다. 주력 사업인 새벽배송 대상 지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에 서울과 수도권 배송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충청권·대구·부산·울산에서도 새벽 배송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초록마을을 품을 경우 오프라인에서도 오아시스마켓과 같은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오아시스마켓은 신선식품 업계 가운데 유일한 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사업을 동시에 강화한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간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재 5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내 48개의 매장을 추가 개장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주요 도심지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을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로 활용해 배송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켓컬리는 온라인만 영위하는 사업 특성상 신선식품 부문에서 구매력·제고소진 등 상품 카테고리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켓컬리가 초록마을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오프라인이 없으면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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