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CEO, 연임 '낙관'···"경영능력 긍정평가"
증권가 CEO, 연임 '낙관'···"경영능력 긍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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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證 사장, 최대실적·위기극복 역량 '고평가'
교보·대신·이베스트도 호실적 이끈 공에 거취 긍정적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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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사실상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며 증권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렸다. 옵티머스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도 수장으로서 4년간 보여준 탁월한 경영성과가 높게 평가됐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다른 CEO들도 호실적을 이끈 공로에 대체로 연임이 예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정영채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통과되면 정 사장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지난 2020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올 1월부터 열린 여섯 차례 임추위에서 여러 부문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는데, 특히 임기 4년 동안 재차 최대 실적을 이끈 점이 두 번째 임기 연장에 주효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67억원을 기록, 사상 첫 1조원 고지를 밟았다. 정 사장은 재임 기간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업황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시현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CEO는 기업 가치가 극대화되도록 경영할 책임이 있고, 이는 유능한 CEO로의 평가 요인"이라며 "특히 증권사 수장은 호실적 견인 여부가 임기 연장에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라임 사태'에 연루된 KB증권도 박정림 사장의 연임이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최대 실적을 이끈 공을 인정받고 임기를 이어갔다.

탁월한 경영 성과가 연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정 사장의 경우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역량도 높게 평가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51억원대 과태료와 사모펀드 판매 3개월 중지 제재를 받았다. CEO로서 책임론도 한껏 불거졌다. 

하지만 정 사장은 사고 경위 파악부터 자산 회수에 주력하는 한편, 선제적 유동성 공급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섰고, 투자자들에게 100% 원금 지급을 마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의  경영 성과만으로는 연임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옵티머스 사태 중 보여준 위기 극복 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사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다른 증권사 CEO들의 임기 연장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들 역시 재임 기간 높은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거취가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과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연임이 확정됐다. 교보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사는 물론, 1조원 중반 자기자본을 보유한 증권사의 실적을 넘어서기도 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도 임기 연장 전망이 우세하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물론, 라임펀드 사태를 원활히 수습했다는 점에서 모회사인 대신금융그룹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8956억원, 순이익 629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274%, 328% 급증한 수준이다. 

호실적을 이끌었음에도 연임을 쉬이 점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궈밍쩡 유안타증권 사장과 서병기 IBK투자증권 사장이 그렇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각각 순이익 1506억원, 1008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나무랄 데 없는 경영 성과다. 

유안타증권 인사는 모기업 대만 유안타그룹에 달려 있어 임기 연장을 낙관하기는 시기상조인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기업은행의 자회사고,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6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표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어, 호실적과 상관 없이 거취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이 증권사 수장의 임기를 연장시킨 선례가 다수 나타났고 가능성도 높지만, 예외는 있을 수 있다"면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예년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다수 예상과 달리 CEO가 바뀐 경우를 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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