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유가 폭등세에 하락···다우 0.56%↓
뉴욕증시, 유가 폭등세에 하락···다우 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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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미국과 영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에 국제 유가가 폭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4.74p(0.56%) 하락한 32,632.64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39p(0.72%) 떨어진 4,170.7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41p(0.28%) 밀린 12,795.55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원유, 휘발유, 천연가스 뿐 아니라 니켈, 팔라듐 등 금속가격도 뛰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제유가의 급등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은 이날 장중 129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등했고, 브렌트유도 장중 133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2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8.4% 오른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8% 상승한 배럴당 133.13달러까지 치솟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특정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와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러시아 에너지 분야 또는 러시아 에너지 생산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기업에 대한 미국의 신규 투자도 금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선택에 의한 악의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결정으로 인해 더 높아지는 기름값 등 미국인들이 감내해야 할 불가피한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처음부터 미국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 것이며, 우리 미국에서도 비용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기름값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영국도 미국의 제재조치에 동참했다. 영국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경제적 고립을 강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치에 유럽연합(EU)은 참여하지 않았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7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7월 기록한 이전 최고치인 4.114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가운데 유가를 비롯해 천연가스 니켈, 팔라듐, 심지어 밀 등 곡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최고 1.87%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기록한 1.77% 수준에서 또다시 상승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장기 금리는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장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장중 한때 주가가 급반등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냉정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맹은 논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러시아와 대립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나토 가입을 언급하며 "무릎을 꿇고 어떤 것을 구걸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여전히 안전자산 거래가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너스톤 웰스에 클리프 호지 수석 투자책임자는 CNBC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없어 보이며, 워싱턴에서 나오는 발언은 더 강경해졌다"라며 "최종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위험·보상 관점에서 볼 때 시장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엑스의 미셸 클루버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ABC 인터뷰를 언급하며 "이는 시각에 상당한 변화"라며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시장은 실질적인 긴장 완화 신호가 나타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종별로 필수소비재, 헬스, 유틸리티 관련주가 1% 이상 하락하고, 에너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했다. 소형주를 모아 둔 러셀2000지수는 0.60% 상승한 1,963.01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세 속에서 특히 에너지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셰브론은 5.23% 상승했고 엑슨 모빌은 0.75% 올랐다. APA도 1.87% 상승했다. 인페이즈 에너지(10.82%), 선파워(18.74%) 등 대체 에너지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95.9%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4.1%, 50bp 인상 가능성은 0%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2p(3.62%) 하락한 35.1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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