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가 급등에 인플레 기대심리↑···高물가 장기화 우려"
한은 "유가 급등에 인플레 기대심리↑···高물가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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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충격 발생 시 1~2분기 시차 두고 기대인플레 높여
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빚어진 국제유가 급등세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런 기대인플레이션이 조기에 안착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물가 오름세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1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세계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단기(향후 1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미국의 경우 지난 1월중 4.9%를 기록해 지난 2008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유로지역 역시 지난해 4분기중 7.0%를 기록하면서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모두 물가안정 목표치(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이 높은 물가 오름세는 글로벌 경기회복 및 공급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가 등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탓인데,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지정학적 요인까지 맞물리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00달러를 넘어섰고, 지난 8일에는 139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7.9%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오름세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한은이 국제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분석한 결과, 국제유가 충격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의 반응은 미국과 유로지역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특히 유로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원유수입 의존도가 미국보다 높음에 따라 유가 충격이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미국보다 더욱 큰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지난 2020년 기준 지역별 전체 소비량중 원유수입 비중은 미국이 34.2%, 유로지역은 94.2%에 달했다.

아울러 국제유가 충격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의 반응은 유가 수준이 높을수록, 충격이 지속될수록 강해졌다. 유가가 30달러 이하인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이상인 경우 유가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반응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 4분기간 유가상승 충격이 없는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반응이 유의하지 않았던 데 반해, 최근에는 유가상승 충격이 지속될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의 반응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되지 못 할 경우 기업의 가격결정, 노동자의 임금협상 등을 통해 글로벌 물가오름세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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