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號 출항 앞두고 금융권 수장 교체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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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출 풀어주기' 공약···현 '조이기' 기조와 대치
정치권 입김 센 국책銀·금융공기업 등 대거 교체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 6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 6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기관 수장들의 교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 당선인이 대출 풀어주기 등 금융당국의 현 기조와 다른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새 수장들을 기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 수출입은행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에 대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중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8월 취임한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다. 두 당국 수장들은 180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빚 급등세를 잡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출규제를 시행해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시기를 앞당겼으며 2금융권에 대한 대출조이기 강도를 높였다.

전방위적인 규제로 가계빚 증가세는 둔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한국은행이 2004년 관련 통계치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짧은 임기 내 가계빚 잡기 효과를 낸 것은 맞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서 엿볼 수 있는 '대출 풀어주기' 기조와 다르다는 점에서 당국 수장들의 교체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의 후보시절 공약으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통일 및 80% 완화 등이 있다. 대출규제 완화를 의미하는 공약들로, 현 금융당국의 기조와 대치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교체됐던 과거 사례들도 수장 교체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6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설 때는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이 취임 2년여 만에 퇴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감원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일각에선 코로나대출 지원 조치,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금융현안이 산적한 만큼 재신임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연장이 아니라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기존 정권의 흔적을 당연히 지우려하지 않겠나"면서도 "특히 금융위원장은 정치와 거리가 먼 정통 관료 출신이기도 하고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재임기간이 짧은 두 수장을 갑자기 교체하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과 금융공공기관 수장의 경우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국책은행장 자리는 정치권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자리다. 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서 활동한 바 있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경우 2018~2019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맡은 이력이 있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5년간 산은을 이끌었으며 중간에 한 차례 연임에도 성공했다. 윤 행장은 2020년부터 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현 정권의 색깔이 강하지 않은 관료 출신으로, 임기가 올해 10월 만료된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새 정부의 정책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금융공공기관 수장들을 교체할 가능성도 높다.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잘 이해할 인물을 내려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공공기관은 그동안 낙하산 인사를 위한 무대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금융공공기관으로는 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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