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롤러코스터···정유사 "보수적 대응 검토"
정제마진 롤러코스터···정유사 "보수적 대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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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한번도 보지 못한 레벨 도달"···변동성 커지면 가동률 조정도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도시 봉쇄로 공급과 수요에 불확실성이 나타나면서 정제마진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정유사들은 이익이 축소되더라도 차라리 보수적으로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인 3월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bbl)당 12.1달러로 전주의 5.7달러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1년전 같은 기간(1.7달러)과 비교하면 7배나 늘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수입의 약 20~50%에 달하는 러시아산 공급 차질 우려로 정제마진은 한번도 보지 못했던 레벨에 도달했다"며 "최근 정제마진이 과도하게 오버슈팅 되긴 했으나, 유럽 내 공급차질로 강세 자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원료인 원유의 수급과 경유·등유 등 제품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주 복합마진이 크게 오른 것도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유와 등유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번주 들어서는 정제마진이 지난주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 가능성을 시사해 공급은 늘어나는데,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수요 위축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12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 선물도 불과 며칠만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널뛰기하는 정제마진에 대응해 수익성은 좀 줄어들더라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사들을 일반적으로 3개월 전에 원유를 구입한다. 지금 구입하는 원유는 6~7월이 돼야 국내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된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에 조 단위 손실을 경험한 정유사들은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이어지고, 정제마진도 지금같은 큰 변동성을 보인다면, 차라리 원유 구매를 줄여 가동률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유가와 수요·공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다수 혼재해 있다"며 "석유 제품 가격이 원유가에 비해 적정 마진이 확보되지 않는 가격이라고 판단되면 원유 구매를 줄여 가동률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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