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변동성 확대 이유는?
[전문가 기고]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변동성 확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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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NAMU EnR  대표.(사진=NAMU EnR)
김태선 NAMU EnR 대표.(사진=NAMU EnR)

최근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의 연간 변동성은 100%에 달하고 있다. 가격 움직임을 보면 지난 2020년 3월 18일, 톤당 15.7유로에서 2022년 2월 8일은 톤당 95.8유로로 장을 마감하면서 510.2%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단기 급등으로 톤당 100.0유로(과징금 수준)에 육박한 이후, 차익매물 출회와 함께 에너지 구입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헤징 물량이 출회됐다. 그 결과, 2022년 3월 2일에는 장중 톤당 55.0유로까지 급락하는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탄소배출권 시장 역시 여타 시장과 마찬가지로 탄소배출권의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경기 펀더멘털 뿐만 아니라 정책 및 제도의 변화가 수급에 직결된다. 따라서 이들 요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장이다.

탄소배출권 가격상승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2021년 5월 12일 시장안정화(MSR, Market Stability Reserve) 조치단행과 2021년 7월 14일 유럽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한 Fit for 55 법안 통과, 그리고 2021년 12월 21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요인들은 탄소배출권 매수세를 자극해 가격 상승을 촉발시킨 대표적 요인들이다.

특히 시장안정화(MSR)제도는 시장에 유통 중인 배출권 수량이 8억 3300만 EUA를 초과해 배출권이 과잉 공급된 경우, 경매 수량을 유통 배출권 수량의 24%(2019~2023년)만큼 줄여 배출권을 공급하고 반대로 유통 중인 배출권 수량이 4억 EUA 미만인 경우는 경매 수량을 1억 EUA 만큼 증가시켜 배출권 공급을 늘리도록 설계됐다.(2021년 5월 12일, EUA 3억8000만톤 물량 흡수조치로 공급축소 단행)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14일, 2030년까지 EU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Fit for 55' 정책을 발표했다. 당초 감축 목표 40%에서 15%p 증가한 셈이다. 수급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이행기간이 경과할수록 할당량의 축소로 탄소배출권 공급을 줄이겠다는 내용으로 이 또한 가격상승을 촉발시켰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로 부터 천연가스 의존도가 40%에 달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에 대한 우려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발발했다. 급기야 2022년 2월 24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교전이 발행했다. 그 결과 천연가스 가격은 연이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상적인 에너지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과 탄소배출권 가격 간의 움직임은 동조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함에도 불구 탄소배출권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디커플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디커플링의 원인은 급등한 탄소배출권을 매도해 전력이나, 천연가스 구매를 위한 유동성 확보를 꼽을 수 있고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전개될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탄소배출권 잉여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것에 대해 선제적 매도세가 유입된 점도 하락요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직전 2개년도 배출권 가격에 3배한 가격수준이 6개월 연속으로 상회할 경우 경매물량 공급으로 가격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미행에 대한 과징금 수준은 톤당 100.0유로로 상단을 제약함과 동시에 가격하단은 톤당 60.0유로대로 설정됨에 따라 단편적으로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탄소배출권 계획기간이 경과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한계감축비용은 상승하게 되고 여기게 맞추어 과징금 수준도 상향 조정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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