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급반등···WTI 1.4%↑
국제유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급반등···WTI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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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제유가가 25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공급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중동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원유시장의 수급 우려는 한층 고조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56달러(1.4%) 오른 배럴당 113.9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1.62달러(1.4%) 뛴 배럴당 120.65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 주간 10.5%, 12% 가까이 올랐다.

국제유가는 전날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합의하지 못하면서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날 사우디 석유 시설이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우려가 다시 부각돼 상승세를 보였다.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제다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제품 분배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석유 저장 탱크 2곳에 불이 났다.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에는 이날 남부 홍해 변의 도시 제다 시내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인근 F1 자동차 경기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거대한 연기구름을 봤다고 전했다.

그동안 지속해서 사우디를 공격해온 예멘 반군 후티는 즉각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인 야히 사레아는 성명을 통해 제다의 석유 저장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들이 수도 리야드의 중요 시설, 걸프만에 있는 라스 타누라 및 라빅의 정유 시설, 남서부 나지란과 자잔에 있는 아람코 시설 등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예멘에서 후티 반군과 싸우는 사우디 주도의 아랍 동맹군도 후티 반군의 석유 시설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동맹군은 성명을 통해 제다에 있는 아람코의 석유제품 분배시설이 공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석유 저장탱크 2곳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불은 곧 진화되었으며,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동맹군 대변인인 투르키 알-말키 준장은 "적들이 석유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아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경제 중추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며 "하지만 제다 주민의 일상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공급 위험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져 있는 시기에 나왔다"라며 "이는 공급 부족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성명을 내고 제다에 위치한 석유 제품 분배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에너지부는 "사우디는 후티 공격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 축소분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원유 공급 부족으로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가능성도 계속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인 점으로 볼 때 시장은 EU의 원유 금수 조치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재고가 계속 줄어 미래의 공급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이 모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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