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추가 긴축 움직임에 '强달러' 지속···연준 인사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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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연준 인사들 '빅스텝' 지지
달러 강세 속에 유로화·엔화 약세
원유공급 부족 심화도 달러 선호 재료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주(3월28일~4월1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 속에서 방향 탐색에 나설 전망이다. 지정학적 불안 요인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1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6.9원 높은 1225.7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7원 갭업한 1224.5원으로 개장한 뒤 조금씩 오름폭을 높이고 있다. 개장 직후 오름폭을 잠시 낮추기도 했으나, 장중 1226원까지 치솟는 등 상향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 내 움직임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재료가 소멸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 기대 및 유가 안정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스탠스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는 여전히 외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강달러의 움직임은 신흥국 통화보다 선진국 통화에서 더욱 강세를 보인다. 신흥국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 속 평가절하가 덜 한 반면,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로화(58%)와 엔화(13%)는 상대적 평가절하가 두드러진다. 유로화의 경우 유럽이 미국보다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크다는 점에서, 엔화는 미국과 상반된 통화정책 기조, 높은 에너지 의존도 등으로 강달러 대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이달 중순 97선까지 내렸으나, 현재 99선도 웃돌고 있다.

이처럼 달러인덱스의 견조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움직임에 이번 주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적극적 금리인상" 등의 발언을 통해 '빅스텝(0.50%p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파월 연준 의장에 더해 온건한 기조를 보이던 연준 위원들도 빅스텝을 주장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 2년물은 13bp(1bp=0.01%), 10년물은 10bp 급등했다.

국제유가 또한 재차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섰고,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120달러를 돌파했다. 예맨 반군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또 한차례 공격한데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데 합의하면서 원유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역시 안전자산 달러 선호를 더욱 부추길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도 함께 올라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환율의 추가 급등을 견인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새 정부의 추경 부담은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50조원에 달하는 추경과 그에 따른 적자 국채 발행 부담이 한국 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과의 내외금리차가 재차 확대되면서 재정거래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주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과 함께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주요지수가 공개되면서 외환시장 내 변수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오는 29일 연설에 나서는데 이어 30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발언한다.

미 노동부는 내달 1일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발표한다. 비농업고용자수 증가는 지난달 67만8000명으로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이달은 45만명 내외로 전망된다. 또한 연준의 통화정책 주요 참고 지표 중 하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2월)도 발표된다. 지난 1월엔 5.2%를 기록하면서 1983년 4월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번 PCE지수 역시 5.5% 내외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유력하다. 같은 날 미국 외에도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3월)와 유로존 PMI·소비자물가지수(CPI, 3월)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기존 대외 악재가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ICBM 발사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년 만에 부각되고 있는 점은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험상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일시적이었고,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누적돼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북한발 리스크는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다.

이번 주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을 3월 ISM제조업지수와 3월 고용지표가 뒷받침해줄지도 주목해야할 것이다. 다행이라면 유가의 추가 상승폭이 제한되고 주가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의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05~1235원

최근 달러화는 신흥통화보다 선진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은 당초 리오프닝으로 인한 경기 회복세 재개를 예상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물가 부담이 심하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내려가고, 물가 전망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에너지 부담 역시 미국보다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엔화의 경우 미국과의 통화정책 전망 차별화에 6년 만에 달러 대비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의 2월 CPI 상승률은 0.9%를 기록해 미국(2월 7.9%)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엔화 가치는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미국과의 단기금리스프레드와 0.97로 가장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기도 했다.

높은 에너지 의존도도 엔화 가치 약세에 기여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한 달간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강세를 보인 국가는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로 모두 상품수출국에 해당한다. 일본은 주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 대국으로, 유가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우려된다.

이렇듯 미 연준의 추가 긴축 강도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화 및 엔화의 상승 모멘텀은 부재하면서, 달러인덱스의 견조한 흐름이 지지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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