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3.93%···7년7개월來 '최고'
2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3.93%···7년7개월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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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8년11개월, 신용대출 7년6개월來 가장 높아
기업대출도 한달새 14bp↑···장기·비우량기업 대출↑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9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4%를 목전에 뒀다. 이는 지난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표금리 상승, 중금리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일반신용대출 모두 올라선 영향이다. 최근 금융권 내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은 금리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가 얼마나 완화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93%로 전월보다 2bp(1bp= 0.01%) 상승했다. 오름세는 지난 12월(5bp)과 1월(25bp) 대비 둔화됐으나,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한 가계대출 금리는 2014년 7월(3.93%)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2월 2.81%)과 비교하면 무려 1.12%p 상승했다.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모든 대출이 올랐다. 먼저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3.85%→3.88%) 대출이 3bp 상승한 것을 비롯해 보증(3.48%→3.55%), 집단(4.13%→4.30%) 대출 각각 7bp, 17bp 뛰었다. 일반신용(5.28%→5.33%) 대출에서도 일부 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5bp 상승했다. 이로써 주담대 금리는 지난 2013년8월(3.97%) 이후 8년11개월 만에,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14년8월(5.38%)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가계대출 오름폭이 다소 줄어든 데에는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 영향도 있었지만, 가산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고정금리 주담대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월 2.74%를 기록해 전월(2.52%) 대비 22bp 뛰었으며, 코픽스(1.64%→1.70%), CD(1.39%→1.50%) 모두 상승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보다 일부 은행권의 우대금리 적용으로 오름폭은 다소 약했다"고 전했다.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규취급액 기준 22.0%를 기록해 지난 1월(23.7%)보다 1.7%p 하락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담대 취급 비중이 오르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확대됐지만,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보증부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확대돼 전체적으로는 비중이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올해 전체 가계대출이 줄면서 금융권 대출 규제 완화가 완화되고 있는 것은 금리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가계대출 금리가 4%를 넘어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송 팀장은 "지표금리가 얼마나 오를 것인지, 금융기관 대출 태도가 얼마나 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인지 등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이 어떻게 흐르는지 확인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계대출 금리가) 4%를 넘길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3.30%→3.44%)도 전월대비 14bp 뛰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표금리 상승, 전반적인 장기물 비중 확대, 고금리 대출 취급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3.03%→3.27%)과 중소기업(3.52%→3.59%)이 각각 24bp, 7bp 상승했다. 송 팀장은 "통상 단기대출보다 장기대출 금리가 높게 나타나는데, 장기대출 취급 확대로 금리가 올랐다"며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과 매출채권 담보로 대출 확대 등도 금리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수신(예금)금리도 올랐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70%를 기록해 전월(1.65%) 대비 5bp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1.64%→1.71%)은 시장금리 상승, 유동성 관리 노력, 청년희망적금 출시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4bp), 정기적금(212bp) 중심으로 7bp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형금융상품(1.68%→1.67%)은 CD(4bp), 금융채(8bp)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의 발행금리 인하를 동반한 초단기물 중심의 조달로 RP(-31bp)가 크게 내려 앉아 1b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86%로 전월(1.80%) 대비 6bp 확대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금리와 총대출금리가 각각 0.93%(5bp), 3.20%(8bp)를 기록했으며, 예대마진은 전월(2.24%)보다 3bp 확대된 2.2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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